저승에서 부활한, 역대 가장 개성적인 얼굴의 페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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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에서 부활한, 역대 가장 개성적인 얼굴의 페라리

‘페라리’ 하면 잘 빠진 얼굴과 강렬한 컬러, 그리고 고성능이 떠오르죠. 수십 년간 이렇게 아이덴티티를 쌓으며 성장한 페라리니까요. 그렇기에 만들어진 모델들도 모양이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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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소개할 이 모델만 빼고요. 바로 250GT SWB 브래드밴(Ferrari 250 GT SWB Breadvan)입니다. 페라리에서 직접 만들지는 않았지만, 후에 페라리가 역사에 끼워 넣고 싶어 하는 모델이 되었지요.


옆모습이 이 차의 특징을 가장 잘 대변합니다. 슈팅 브레이크처럼 루프 라인이 끝까지 ‘쭉~ ‘ 뻗었습니다. 실제로 슈팅브레이크처럼 뒷좌석이나 트렁크가 있진 않습니다. 그냥 비어 있어요. 쓰임새보다는 레이스에서의 주행 저항을 줄이고자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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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밴의 영향을 받은 알파로메오 줄리아 TZ]

 

앞서 말했듯이 브래드밴을 만든 건 페라리가 아닙니다. 스쿠데리아 세레니씨마('Scuderia Serenissima) 레이싱팀의 '지오토 비짜리니(Giotto Bizzarrini)'란 엔지니어가 만들었지요. 맞습니다. 이 분이 전설적인 250GTO(250GT의 레이스 버전)를 만든 장본인입니다. 알파로메오를 거쳐 1957년부터 페라리에서 활약한 천재적인 분이지요. 


비짜리니는 250GTO의 개발이 다 끝나갈 무렵인 1961년, 돌연 페라리를 떠나게 됩니다. 많은 설이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페라리 가문과의 의견 차이라고 하네요. 


그 후 같은 시기에 페라리를 떠난 6명과 함께 ATS(AUTOMOBIL TURISMO E SPORT)란 회사를 세웠는데, 이곳을 스쿠데리아 세레니씨마(Scuderia Serenissima) 레이싱팀의 보스이자 부호였던 지오반니 볼피(Giovanni Volpi)가 적극적으로 지원(나중엔 직접 고용했다지요)하게 되면서 페라리와 등을 지게 됩니다.


격노한 엔초 페라리는 ATS와 지오반니 볼피를 ‘배신자와 그 자금줄’로 생각했고 절대 차를 판매하지 말라고 못 박았지요. 따라서 세레니씨마 레이싱팀은 뛰어난 성능의 250GTO로 레이스에 참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당시, 모터스포츠의 원톱은 페라리였고 페라리의 준마(250GTO)를 손에 넣지 않고서 레이스에 참가하는 건 우승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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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고민이 지금까지도 느껴질 정도네요. 수소문 끝에 볼피와 친구들은 250 GT SWB(시리얼 넘버 2819 GT) 중고 매물 한 대를 겨우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브래드밴이 싹텄지요. 천재적인 엔지니어 비짜리니는 이 중고차를 가지고 250GTO를 능가하기 위해 많은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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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을 GTO보다 더 뒤에 배치했고 드라이 섬프 시스템을 적용했지요. 동시에 카뷰레터를 식스 트윈 초크 38 DCN 웨버 카뷰레터로 교체했습니다. 이 때문에 보닛에 봉긋 솟은 플라스틱 투명창이 존재합니다. 


노력의 정점은 공기역학적인 면을 고려한 박시형 리어였습니다. 캄테일(kamm tail) 효과를 노린 것이지요. 캄테일 효과를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이미지가 있어 가져왔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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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그림처럼 차체를 디자인하면 뒤쪽에서 와류가 생기고 이 때문에 저항이 발생합니다. 보통 드래그 포스(뒤로 당기는 저항)라고 하지요. 두 번째처럼 유선형으로 만들면 외부의 공기가 매끄럽게 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끝에서 서로 뭉치면서 역시 저항이 발생합니다. 세 번째 그림처럼 물방울의 끝을 살짝 잘라내면 공기가 뭉치지 않아 저항이 크지 않게 된답니다.


250GT SWB 브래드밴의 형태를 보면 세 번째 사진과 닮았습니다. 저항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걸 알 수 있지요. 브래드밴이라는 별칭이 붙게 된 이유는 뒤쪽의 커다란 공간이 마치 빵을 굽는 화덕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1962년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에 처음 출전했는데 드라이브샤프트가 부러져 리타이어하기 전까지 페라리팀의 GTO를 앞서며 놀라운 활약을 펼쳤지요. 첫 출전이 아쉽게 리타이어로 끝났지만, 성과는 충분했습니다. 이후 참가한 5개의 레이스에서 2번의 우승(GT 클래스)을 거뒀으니까요. 


뛰어난 성능을 목격한 프라이빗 팀이 같은 형태로 차를 만들어 달라고 조른 건 당연지사. 성화에 못 이기는 척, 시리얼 넘버 2053 GT와 2735 GT로 알려진 2대의 250GT SWB를 브래드밴으로 개조했습니다. 이 독특한 디자인은 포드 GT와 알파로메오 줄리아 TZ 등에 영향을 주며 자동차 디자인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기게 되었지요. 


이런 의미를 담고 있기에 페라리 브래드밴은 클래식카 마니아들 사이에서 아주 비싼 몸값을 자랑합니다. 페라리 이름을 단 클래식카 중 ‘넘버 3’에 속할 정도지요. 


마라넬로 베이스의 브래드밴


값도 값이지만 워낙 소량만 만들어진 터라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하는 이들이 많지요. 이런 시장을 노렸는지는 모르지만, 영국의 코치빌더 ‘닐스 밴 로이 디자인(Niels van Roij Design)’이란 곳에서 브래드밴의 오마주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롤스로이스 레이스 슈팅브레이크와 레인지로버 SV 쿠페, 테슬라 모델 S 슈팅브레이크 등 다양한 커스텀 모델을 제작해온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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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는 페라리 550 마라넬로에요. 그렇기에 스타일은 마라넬로와 250GT SWB 브래드밴을 섞어 놓은 느낌입니다. 헤드램프는 마라넬로와 비슷하고 범퍼와 보닛의 콧구멍은 250GT 브래드밴을 떠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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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닛 끝에 봉긋 솟은 캐노피 모양의 투명 플라스틱 커버 안쪽으로 6개의 웨버 카뷰레터(이탈리아의 E. 웨버 사가 개발한 스포츠용 카뷰레터)가 보이는데 이 또한 브래드밴의 아이덴티티를 가져온 것입니다. 


범퍼는 최대한 내렸고 4개의 원형 배기 파이프를 공격적으로 심어 놓았네요. 브래드밴의 이미지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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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예스러움을 기본을 잡고 스포티한 분위기를 내려 노력했습니다. 알루미늄 절삭 느낌을 강조했고 다이아몬드 스티치를 더한 고급 가죽을 사용했네요. 시트는 레이스용 달아 원래의 의도를 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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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트레인은 마라넬로와 같습니다. 페라리 전통의 V12 5.5리터 자연흡기 엔진으로 최고출력 480마력을 내지요. 최대토크는 568Nm입니다. 


닐스 밴 로이 디자인은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어떻게 처리할지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의 전례로 봤을 때 판매할 거 같긴 한데 얼마의 가격에 내놓을지는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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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쿰페르트님의 댓글

쓰다보니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읽어 주신분 감사하고 혹시 제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 알려주시면 확인 후 수정하겠습니다 ^^
오늘도 즐거운 카라이프~ 하세요 ㅎ
7 럭키포인트 당첨!

MK.2님의 댓글

이런 종류의 차량을 브래드밴이라고 칭하는군요. 덕분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스파다 코다트론카 TS와 알파로메오 TZ 시리즈들이 연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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