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지 바이퍼 G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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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타본 적지않은 자동차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차를 꼽으라면 페라리 F-355와 함께

다지 바이퍼 GTS를 꼽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F-355는 제가 타본 유일한 페라리지만 잠깐

몰아본 것만으로도 사람들이 왜 이렇게 비싸고 비실용적인 차에 열광하는지를 이해시켜

주었죠.  바보 도터지는 느낌이 이런게 아닐까 싶더군요.   그 이후로 이래저래 고성능 차들을

가끔 타볼 일이 있었습니다.  코베트 Z06도 상당히 인상적이었지요.  미국내에서 비슷한

가격대 스포츠카중 가장 높은 성능의 차일뿐만 아니라 미국차로서는 상당히 균형이 잘

잡혀있었습니다.  정지상태에서 60마일까지의 가속성능이나 횡G도 바이퍼를 능가하지요. 

빠를뿐만 아니라 운전도 쉬운 차였습니다.


이에비해 바이퍼는 쉽게 친해질수 있는 차가 아니었지요.  처음 타본것은 2001년 MPG

(Motor Press Guild) 트랙데이에서였습니다.  MPG는 자동차 저널리스트와 자동차메이커

홍보실 임직원들을 정회원으로 하는 모임으로 1년에 한번씩 LA 인근의 윌로우 스프링스

스피드웨이에서 트랙데이를 갖습니다.  바이퍼의 운전석에 처음 앉아 동양인치고도 작은

체구인 제 몸에 맞게 의자를 조정하자 헬멧이 선바이저에 닿더군요.  클러치와 기어

시프트레버의 움직임폭도 크고 부피가 많이 나가는 엔진과 트랜스미션때문에 센터터널의

폭이 넓어 모든 페달이 왼쪽으로 쏠려서 붙어있었습니다.   운전자세도 어정쩡하고 변속시

몸동작이 커지는것때문에 처음 탔을땐 도저히 적응이 안돼더군요.  그날 타보았던 차들중

가장 높은 출력의 차였지만 그리 빠르게 달리지는 못했었습니다.

Viper1.jpg

그로부터 9달여가 지난후 바이퍼 GTS를 다시 만났죠.  빨간색의 ACR(아메리칸 클럽 레이싱)

버전이었습니다.  보통 바이퍼보다 10마력 높은 460마력의 최고출력에 레이스 서스펜션,

5점식 안전벨트등이 달린 차였죠.  원래부터 딱딱한 서스펜션이 더 단단해져 일반도로에서의

승차감은 감히 형.편.없.다. 고 말할수 있을만한 수준이었습니다.  LA 의 프리웨이중에서는

노면이 작은 파도처럼 규칙적으로 울퉁불퉁하게 된 구간이 많은데 이차로 이런곳을 달릴때면

길바닥이 어떻게 생겼는지 온몸으로 알수 있지요. 동전을 밟으면 얼마짜리 동전인지뿐만

아니라 앞면인지 뒷면인지도 알수있다고 하는 농담이 이해가 가는 그런 승차감이었습니다. 

이런 차로 몸이 편하려면 170Km/h 이상으로 달려야 하더군요. 그정도 속도가 되면 노면의

요철을 충분히 흡수하면서 타이어도 제대로 그립을 발휘했습니다.  하지만 그속도로 딱지를

떼면 벌금이 장난이 아니라서 마음이 편하지 않지요.  이래저래 몸이나 마음이나 둘중 하나가

희생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몸이 희생하여 마음과 지갑을 편하게 하는 쪽으로

주로 다녔습니다만 필요할경우 언제나 폭발적인 가속을 이끌어낼수 있다는 자심감은 또다른

평안을 제공하더군요.  단, 어마어마한 출력으로도 0.500 이라는 6단 기어비앞에서는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합니다. 5단까지는 가속기어고 6단은 완전히 항속용이지요.

Viper3.jpg

핸들링은 뛰어나지만 타이어가 그립한계를 벗어나는 순간의 움직임은 좀 불안정합니다. 

써킷에 맞춰진 서스펜션사양이라 공도주행에서 그런 특성을 보이기도 했겠지요.  돌같은

써스때문에 코너에서의 롤도 거의 없고 스티어링 기어비도 빠른 편이며 엄청난 광폭타이어를

달고있어 스티어링의 움직임에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입니다.   지붕과 에어컨을 갖춘

무거운 카트를 타는것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스티어링은 무거운 편이지만 스포츠카다운

조작감을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코너에서 낮은 기어로 가속을 하면 곧바로 오버스티어를

내기때문에 함부로 밟아댈수 있는 차는 아니었습니다.   운전에 개입하는 전자장비는 ABS

뿐이기때문에 드라이버에게 맞겨진 의무가 더 큰 편이지요.  이 차를 수족처럼 다룰수 있다면

정말 뛰어난 드라이버일거라는 것은 자명합니다. 

만일 제게 코베트 Z06와 다지 바이퍼 사이에서의 선택이 주어진다면 상당히 고민하게 될것

같더군요.  아마도 클럽레이스에 나간다거나 매일 타는 차로 생각을 한다면 코베트 Z06를

선택하겠지만 - Z06는 스포츠카로서는 실용성과 성능이 아주 잘 양립된 차입니다- 즐거움을

위해 타는 차, 나 자신의 운전테크닉을 다듬기 위해 타는 차를 생각한다면 바이퍼를 선택하게

될것 같습니다.     사실 둘다 제가 살만한 차도 아니고 제 취향은 언더파워의 클래식카

쪽이어서 코베트나 바이퍼를 제차로 탈일은 없겠지만, 만일... 이라는 상상을 한번 해봤습니다.


Viper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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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권규혁 - http://mm.intizen.com/beetle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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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심우선님의 댓글

  • 심우선
  • 작성일
한국에서타면  놀이기구수준의 승차감일라나?....ㅡㅡ;;;;

이동영님의 댓글

  • 이동영
  • 작성일
개인적으로 미국차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멋지다고 생각하는 차량이지용.. ^^;;

박재승님의 댓글

  • 박재승
  • 작성일
아 정말 저런차 타는 사람 보면 너무 부러워요 저도 언젠간 유명한 오토엔지니어가 되어 카 종류종류마다 다 드라이브를.... 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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