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스, 2,000마력짜리 하이퍼카 테스트 진행 중

로터스가 지난 상하이 모터쇼에 공개했던 새로운 전기 하이퍼카 에비야(Evija)를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타입 130(Type 130) 알려진 주인공인데 엘리스, 엘란, 에스프리, 에보라, 엑시지에 이어 알파벳 'E'자로 시작하는 이름을 이어가고 있죠. 

처음 프로젝트가 알려졌을 때만 해도 많은 전문가와 마니아들은 실제로 만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했습니다. 그동안 로터스가 나온다고 말하고 슬그머니 양산을 취소한 예가 있었으니까요. 

또, 에비야의 성능이 지금까지 로터스가 생산했던 모델들과는 그 격차가 너무 큰 것도 의심의 원인이 되었죠. 고출력보다는 작고 가벼운 모델에 치중했던 로터스인데 이 차는 출력이 자그마치 2,000마력에 달합니다. 때문에 몇몇 사람들은 전처럼 꿈에서만 머물 것이라고 속단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로터스는 최근 개막한 광저우 모터쇼에 에비야의 프로토타입 테스트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디자인만 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프로토타입 수준까지 개발을 완료했다는 걸 알리기 위함이지요.

테스트는 이번에 공개된 로터스의 본거지 영국 노퍽, 헤델(Hethel, Norfolk)뿐만 아니라 유럽 각지의 고속 핸들링 서킷에서 진행됩니다. 앞으로 몇 달간 여러 대의 프로토 타입이 도로를 포함해 다양한 조건에서 수천 마일, 수백 시간의 주행 테스트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광저우 모터쇼에서 로터스 엔지니어 수장은  에비야가 모든 면에서 드라이버를 위해 만들어지는 차라는 것을 강조했어요. 파워트레인만 바뀔 뿐이지 로터스가 그동안 추구해온 경량화, 미드십 레이아웃, 뛰어난 공기역학 설계 등을 그대로 담았다고요.

또, 로터스 CEO 필 포팜(Phil Popham)은 "타입 130이야말로 로터스 역사상 가장 역동적인 차량일 것이다. 로터스가 할 수 있는 프로젝트와 앞으로 생산할 차량의 미래를 보여주며,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라고 말했을 정도였죠. 

에비야의 파워 트레인은 F1 노하우가 풍부한 윌리엄즈 어드밴스드 엔지니어링(Williams Advanced Engineering)과 함께 개발했습니다. 둘은 지난 1월 ‘차세대 기술의 연구와 개발’을 위해 전략적 제휴를 맺은 바 있죠. 

총 4개의 모터를 사용해 각각의 바퀴를 굴리는 형태고 출력은 2,000마력까지 목표로 잡았습니다. 변속기는 Xtrac에서 공급하는 싱글 스피드 헬리컬 기어 형태로 모터의 출력을 손실없이 구동축에 전달한다고 합니다.

차체가 워낙 낮아 70kWh 용량의 배터리는 운전석 뒤 중앙에 쌓았습니다. 완충하면 400km(WLTP 기준) 정도 주행할 수 있고 800kW 초급속 충전기를 이용해 9분 만에 충전을 끝낼 수 있답니다. 350kW 용량의 충전기론 80%를 채우는데 12분, 완전충전에 18분이 걸린다는군요.

스티어링 시스템은 전동-유압식이에요. 로터스 기준으로 만족할만한 성능을 위해 완전 전기모터 방식 대신 모터와 유압을 결합한 구성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배터리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차체의 대부분을 알루미늄 합금과 카본으로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몸무게가 1,680kg으로 동급의 전기 하이퍼카들에 비해 가볍습니다.

강력한 모터와 가벼움 바탕으로 수준급의 달리기 솜씨를 자랑해요. 3초 이내에 100km/h까지 가속할 수 있고 최고 320km/h까지 낼 전망입니다. 성능이 로터스 역사상 최강인만큼 값도 상상을 초월하죠. 세금을 비롯한 부대 비용을 제외하고 150만 파운드(약 21억 9,800만원)에서 200만 파운드(약 29억 3,000만원) 사이로 알려졌네요.

에비야는 중국 지리의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존 로터스보다 한단계 윗급 시장을 노리는 모델입니다. 내년부터 130대 한정으로 시장에 나온다고 하네요. 새로운 로터스표 SUV와 달리 전량 영국 노퍽 공장에서 생산되어 프리미엄성을 확보할 계획이니 프리미엄 마켓에서 페라리나 맥라렌과 어떤 경쟁을 펼칠지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