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6 하이브리드 품고 등장한 페라리 296 GT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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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가 새로운 2인승 슈퍼카를 공개했다. 관심은 한동안 맥이 끊겼던 V6 유닛을 품었다는 점과 전기모터를 더했다는 것. 이름에 스펙에 대한 힌트가 있다. 296 GTB로 불리는데, 2.9L(정확히는 2,992cc)의 배기량과 6기통의 숫자에 그란투리스모 베를리네타(GTB)를 붙여 완성한 이름이다. 

  

파워 트레인에 큰 변화가 있지만, 스타일은 페라리답다. 이론적으로 가장 잘 달릴 수 있는 미드십 후륜구동(MR)의 전통을 따랐다. 헤드램프 부근의 얼굴은 SF90 스트라달레를 닮았지만, 전체적으로는 콤팩트하고 모던한 느낌의 라인들이 큰 줄기를 만들었다. 

  

가장 콤팩트한 페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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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휠베이스(2,600mm)는 운전의 재미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는 증거다. 지난 10년간 페라리가 생산한 모델 중 가장 짧다. 페라리는 역동성을 위해 가벼운 섀시와 짧은 휠베이스를 먼저 생각했고 거기에 맞는 파워 트레인을 구현하다 보니 V8 대신 V6 엔진을 사용할 수 밖 없었다고 설명했다. 

  

역사기 깊은 브랜드인 만큼, 과거 모델과의 연결고리를 감추지 않았다. 예컨대, B 필러와 리어 펜더의 독특한 외형, 우아한 곡선에서 끝을 살짝 올린 꼬리 형태는 1963년 250 LM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투구 스타일의 사이드 윈도 커브 형태도 독특한 개성을 자아낸다. J50과 P80 등에서 엿볼 수 있는 모습인데, 양산 모델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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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전 세계의 많은 자동차 회사 중에 페라리만큼 기능과 심미성을 두고 밀당을 잘하는 곳도 없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첫인상도 아름답지만, 라인을 보면 철저하게 기능적이다. 공기역학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존재는 리어 액티브 스포일러다. 고속에서 더 많은 다운 포스를 만들어 핸들링과 제동 특성을 극대화한다. 이 액티브 에어로의 콘셉트는 458 스페치알레 이후 페라리 베를리네타가 써온 것과 정반대의 형태다. 기존에는 디퓨저의 플랩을 하이 다운 포스 구성이 기본이고 속도를 높이면서 로우 드래그 구성으로 바꾸어 최고 속도에 유리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번엔 스포일러가 작동하는 순간 더 큰 다운 포스가 만들어진다. 즉, 평상시엔 꼬리 상단에 숨어 있다가 가속도가 임곗값을 초과하면 스포일러가 튀어나와 더 큰 다운 포스를 만든다. 수치적으로 리어 액슬에 최대 100kg의 다운 포스를 추가할 수 있다. 덕분에 운전자는 고속에서 한층 안정적인 코너링과 급제동을 걸 수 있다. 최고 속도보다는 코너링 능력에 조금 더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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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의 분위기는 풀 디지털로 이끌 돼 큰 틀은 SF90부터 싹튼 개념을 일관성 있게 살렸다. 다만, SF90이 첨단 기술의 위용을 뽐내는데 치중한 반면, 296 GTB는 미니멀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엔진이 정지한 상태에서는 검은색으로 분위기를 압도하고, 운전석에 앉아 스타트 버튼을 눌러 파워 트레인을 깨우는 순간, 서서히 생명이 태어나듯 인체공학적으로 뛰어난 풀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풀 디지털 클러스터 좌우로 에어벤트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마치 바이크에 오른 느낌을 준다. 운전에 집중하라는 의도적인 설계다. 동반석 앞에도 모니터가 있어, 드라이버와 함께 운전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다. 얇지만 높은 센터터널에는 고전적인 시프트 게이트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변속기 조절 장치를 배치했고 페라리 말 배지 안으로 키를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V8 능가하는 파워트레인

  

앞서 말한 것처럼, 296 GTB의 파워 트레인은 V6 엔진과 전기모터의 합작품이다. 2014년 이후의 F1 머신에 줄곧 ‘V6 하이브리드’ 유닛이 사용되고 있으니 페라리 엔지니어들에게 낯선 기술은 아니다. 다만, 페라리가 양산차에 적용한 건 SF90 스트라달레가 처음이었고 이번이 두 번째이니 일반인들에게 새롭게 느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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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90과 하이브리드 유닛을 쓴다는 건 공통점이지만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있다. 기함의 품격을 위해 1,000마력짜리 최강의 파워와 AWD를 접목했던 SF90과 달리, 296 GTB는 밸런스를 강조해 운전의 즐거움을 노렸다. 663마력의 엔진과 167마력의 전기모터를 합쳐 830마력의 시스템 출력을 낸다. 최대토크는 75.5kgm(6,250rpm). 2.9초 만에 100km/h까지 도달할 수 있고, 최고 속도는 330km/h에 달한다. 

  

파워트레인 레이아웃도 차이가 있다. SF90은 엔진으로 뒷바퀴를 굴리고, 전기모터로 앞바퀴를 굴렸다. 반면, 296 GTB는 엔진과 모터를 하나로 결합해 미드십으로 얹었다. 이는 TMA 액추에이터를 통해 제어되며 마치 하나의 유닛처럼 움직인다. 따라서, 움직임은 V8 엔진을 미드십으로 얹어 후륜을 구동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기존 V8 페라리와의 이질감을 줄이면서 역동성을 살리기 위한 선택이었다.

  

새로운 엔진은 뱅크각(실린더의 교차각)이 120도인 형태다. F1 레이스 카인 156(1961년)에서 뱅크각 120도의 터보 엔진을 사용했었지만, 페라리 양산 모델에 투입한 건 처음이다. V8에 쓰던 90도 뱅크각을 120도로 벌려 엔진의 무게 중심을 낮췄다. 또한, 최근의 유행에 따라 뱅크 사이에 터보 차저를 배치한 형태다. F1 레이스 카인 126 CK(1981년)에 적용한 바 있는 기술인데, 응답성을 줄이고 열관리에 대한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공간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형태다. 

  

IHI에서 공급하는 터보 차저는 V8 용보다 압축기 휠의 직경을 5%, 터빈 휠의 직경은 11% 줄였다. 이는 회전 질량의 감소로 이어져 터보랙을 줄이는데 효과를 줬다. 성능뿐만 아니라 효율도 좋다. SF90에 사용한 연소실 기술을 써 높은 수준의 와류가 형성되도록 했고, 350바의 분사 시스템을 적용해 최상의 연료 효율을 얻으면서 CO2 배출량을 줄였다. 흡배기 덕트를 새로 설계해 체적 효율을 극대화한 점도 눈에 띈다.

  

여기에 전기모터를 붙여 장점을 극대화했다. 제아무리 응답성이 뛰어난 엔진이라도 가속페달을 밝고 흡기가 실린더 내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관성 저항이 생겨 반응까지 뜸 들이는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모터는 전기 신호에 따라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엔진의 빈틈을 모터가 채워주는 것이다. 덕분에, 운전자의 신호에 지체 없이 반응할 수 있다. 

  

세계 최초로 적용된 6웨이 섀시 다이내믹 센서(6w-CDS)도 빠르게 달리면서 주행 완성도를 높이는데 힘을 보탰다. 이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BS 에보 컨트롤러와 전동 파워 스티어링, 그립 추정의 통합 제어를 빠르고 정확하게 해낼 수 있다.

  

사운드도 페라리 팬에게 아주 중요한 요소다. V8 대신 V6 유닛을 얹은 건 용서해도 페라리 사운드를 포기하는 건 용납지 않을 팬들이 많을 것이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페라리 엔지니어들이라 V8 터보와 V12 자연흡기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피콜로 V12’라는 애칭으로 부를 만큼 한계 회전수인 8,500rpm 부근까지 페라리 특유의 고주파 사운드를 내도록 설계했다. 배기 매니폴드와 싱글 테일 파이프가 압력파를 증폭하며 자극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들은 스틸과 니켈의 합금인 인코넬합금으로 만들어 내열성도 좋다.

  

새로운 파워 트레인은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와 짝을 이룬다. SF90의 것을 손질해 얹었다. 엔진의 특성에 맞춰 기어비를 조정해 가속성을 개선했다. ‘eDrive’ 모드를 선택하면 배터리 전원과 모터만으로 최대 25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때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135km/h.

  

트랙 주행용 아세토 피오라노 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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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 적인 성격이 가미되었다고는 하나 페라리를 구입해서 여행할 때나 쓰는 오너들은 거의 없을 터. 이런 점을 고려해 스페셜 옵션도 마련했다. SF90 스트라달레와 마찬가지로 극한의 출력과 최대 성능을 경험하고 싶은 고객을 위한 것인데, 레이스의 노하우를 반영한 전용 댐퍼, 10kg의 다운 포스를 추가해 주는 카본 프런트 하이 다운 포스 파츠를 비롯해 경량화 옵션(전체 12kg 경감)과 에어로 모디피케이션(공기역학 요소 변경)을 포함한 아세토 피오라노(Assetto Fiorano) 패키지다. 이를 장착하면 250km/h로 달릴 때 발생하는 다운 포스가 360kg에 달해 어지간한 고속에서도 미끄러짐 없이 끈적한 그립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이 패키지를 골라야 250 르망에서 영감을 얻은 스페셜 색상의 보디 컬러를 주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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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는 296 GTB에 대해 과거에 얽매인 모델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동의한다. F8 트리부토의 후계자도 아니다. 과거에서 영감을 얻어 미래를 여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오래간만에 등장하는 페라리의 V6 모델인 동시에 전기모터를 더해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열망을 표현했다. 페라리로선 모험의 시작인 동시에 성장을 위한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성공할까? 시장의 반응이 어떻게 흐를지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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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치킨님의 댓글

  • 전자치킨
  • 작성일
잘 읽었습니다~ GT가 장거리주행에 특화된것이긴하겠지만.. 그냥 페라리니까 잘달릴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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