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로메오 2000G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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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규혁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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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권규혁이라고 합니다.운영자님께서 메일을 보내주셔서 오토스파이넷에도 글을 조금씩 올리게 되었습니다. 잘부탁드립니다.
알파로메오….. 저에게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그런 차입니다. 엔초 페라리도 자신의 이름을 건 수퍼카 회사를 차리기 전에는 알파로메오의 레이싱 드라이버 출신이었다죠.

유학 오기 전 한국에선 알파로메오를 단 한 번 멀리서 스쳐지나며 본 적이 있었습니다.
이태리 대사관 차였다고 들었는데… 그리 좋아하던 모델은 아닌, 미국에선 알파로메오 밀라노라고 불리는 75 세단이었습니다. 사실 알파로메오는 미국에서도 흔한 차는 아닙니다.
매니아층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인기있는 편도 아니었지요. 현재 알파로메오는 미국시장에서 철수 했으나 모기업인 피아트가 GM과 손잡음으로 인해 다시 미국에 상륙하리라는 전망이 있었습니다만 지금상황으로 보면 불투명하네요.
2.jpg
제가 탔던 알파로메오는 73년식 2000 GTV 라는 차였습니다. 2000은 배기량을 뜻하지요.
(정확히는 1962cc였습니다.) 알파로메오 2000 GTV의 뿌리는 60년대 초반까지 올라갑니다.
알파로메오는 기본적인 플랫폼과 드라이브 트레인을 같이 쓰는 차들을 시리즈별로 구분해놓고 있었는데 2차대전후 알파로메오를 대표해오던 차는 줄리아 101 시리즈 쿠페와 스파이더였지요. 101시리즈를 대체한 줄리아 105 시리즈의 첫모델은 줄리아 TI라는 세단이었고 쿠페형인 줄리아 스프린트 GT 는 그 이듬해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지붕이 열리는스포츠카 인 스파이더는 66년부터 시판되었지요. 알파로메오 스파이더는 90년대 까지도 생산된 장수모델이었고, 오래전 영화 '졸업'에 등장하여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줄리아 TI 와 스프린트 GT, 그리고 스파이더는 서스펜션과 엔진이 같았으나 디자인과 외관크기, 휠베이스도 각기 달랐습니다.
세단은 알파로메오 디자인실에서 디자인했고 스파이더는 피닌파리나의 디자인이었으며 쿠페는 당시 베르토네 스튜디오에 재직중이던 쥬지아로의 작품이었습니다.
105 시리즈는 60년대 초반에 등장한 차로서는 상당히 진보된차였습니다. 엔진본체와 실린더헤드, 트랜스미션 케이스등이 알루미늄제였고, DOHC에 5단변속기, 4륜 디스크 브레이크가 장비된 차로 기계적인 내용은 그 당시 동급차종 중에서가장 알찬 것이었습니다.
특히 쿠페형은 유럽 투어링카 레이스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지요.쿠페형의 외관을 그대로 갖춘 알루미늄 차체의 레이스카 GTA는 투어링카 레이스에서 포르쉐의 맞수였다지요.
이 105 시리즈 쿠페형의 최종형이 71년 등장한 2000 GTV였지요. 이태리차답게 외관과 실내의 기본적인 디자인은 아름답고 질감도 우수했으나 전반적인 마무리는 좀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만 독일차나 일본차에서 느낄 수 없던 여유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운전자세는 고전적인 이태리차의 드라이빙 포지션 그대로였습니다. 구식 이태리차들을 타보면 숏다리에 롱팔이를 기준으로 시트와 페달, 스티어링을 배치한 것같은 느낌 을 받는데 알파로메오 2000 GTV도 마찬가지였지요.
논파워에 리서큘레이팅 볼타입의 스티어링은 꽤 무거워서 주차시에는 조금 애를 먹었지만 주행속도에서는 좋은 반응과피드백을 주어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5단 변속기의 변속감도 좋았으나 싱크로메시가 좀 마모된 상태라 항상 더블클러치를 쓰면서 운전을 해야 했지요. 1톤이 살짝 넘는 차체에 132마력이라는 힘은 구식차로서는 넉넉한 것이었고 체감성능도 뛰어나 달리는즐거움이 컸던차였습니다.
달리는 느낌도 경쾌하고 엔진음도 멋있어서 다른 스포츠카가 전혀 부럽지 않더군요.
주행중 바람새는 소리나 자잘한 부품들이 덜그럭거리는 소리등은 제겐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만큼 이 차가 주는 매력에 흠뻑 빠져있었는데 미국 출장을 오셨던 아버지는 이 차를 그리 달갑지않게 생각하셨었습니다. 사실 보통의 자동차취향을 가진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할만할 차는 아니었습니다. 작고 시끄럽고 승차감도 좀 딱딱한 편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넓고 조용하고 편안하지만 별다른 감흥이 일지 않는 평범한차들에 그리 흥미를 못느끼는 편이었고 알파로메오 GTV정도면 제 생활에서 충분히 실용적인차였습니다.
소음이 좀 크긴 했어도 장거리 주행이 그리 피곤하지 않았으며,1m x 0.5m짜리대형 스케치북도 둘둘 말지 않은 채 실을 수 있었고 연비도 적당했습니다. 그리고 이 차를타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의 하나는 알파로메오 클럽에 가입하여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된것이었지요.

지금도 알파로메오 클럽에서 주최하는 트랙이벤트에 참석하곤 합니다.
3.jpg
알파로메오와 헤어진 건 IMF때였습니다. 환율때문에 생활비 절약이 절실한 때였고 그때문에결국은 알파로메오를 팔기에 이르렀지요.
차를 살때부터 상태가 좋았고 윌로우 스프링스라는 레이스트랙에서 엔진을 한 번 망가트려 전반적인 파워트레인을 완전히 새로 손질한 만큼 전반적인 관리상태는 훌륭하다고 자부하던데다 여러모로 맘에 드는 차라서 판다는 결단을내리기 쉽지는 않았습니다. 지금도 제가 탔었던 차들중 아주 애착이 가는 차입니다.
지금도 '언젠가는 다시 알파로메오를...' 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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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김종빈님의 댓글

  • 김종빈
  • 작성일
형의 글을 여기서도 볼 수 있네요~하하 잘 읽었습니다~

남정우님의 댓글

  • 남정우
  • 작성일
갖고 싶다...

권기윤님의 댓글

  • 권기윤
  • 작성일
성함이 낯이 익은데..  자동차월간지에..  글 올리던 그 분이 맞는지...  잘 읽었습니다.

이태경님의 댓글

  • 이태경
  • 작성일
님의 칼리스타 디자인은 잘 봤습니다.<BR>그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그 디자인이 나온 책을 구입했었습니다.<BR>앞으로 좋은 소식 기다립니다.

이재혁님의 댓글

  • 이재혁
  • 작성일
종빈이는 내가 아는 종빈이같고 권규혁님도 내가 아는 규혁이형같은데..아마도 규혁이형은 나를 기억 못하시겠지만...

이헌길님의 댓글

  • 이헌길
  • 작성일
어 카비전 그분 잘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시승기 부탁해요~<BR>개인적으로 수출형 국산차의 시승도 궁금합니다~

나재원님의 댓글

  • 나재원
  • 작성일
와.. 저 시대 알파로메오, 란치아 같은 이탤리언들 정말 이쁩니다..<BR>쥴리에타 스프린트보다 약간 크네요<BR>70년대 초반에 5단변속기에 4륜 디스크 브레이크라..<BR>정말 환상적인 장비로군요..!!<BR>잘 읽었습니다..

정계숙님의 댓글

  • 정계숙
  • 작성일
근데요이거옛날차네요.

허승구님의 댓글

  • 허승구
  • 작성일
지상고가 높지만, 배우고 싶은 아름답고 힘찬 비례 입니다.

알파로메오님의 댓글

  • 알파로메오
  • 작성일
멋있네요... 저도 한번 타보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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