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머스탱 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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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규혁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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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년 등장한 초대 머스탱은 포드가 2차대전 이후 출시한 차중 가장 열광적인 반응을 일으킨 차였습니다. 당시 미국기준으로는 소형차에 해당하는 팰컨의 차대를 비롯해 기존의 부품을 최대한 활용하되 스포티한 외관 디자인에 다양한 옵션을 갖춘 머스탱은 출시 직후부터 큰 인기를 끌었지요.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는 차가 아니라 하나의 기념비적인 존재로 자리잡은 머스탱은 당시의 미국차들이 대부분 그랬듯이 매년 크고 작은 모델체인지를 거쳤습니다. 해가 지날수록 조금씩 커지고 출력도 높아졌으나 석유파동이 닥치면서 연비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게 되고 소형차가 각광을 받게 되면서 머스탱도 변혁의 시기를 겪게 되었습니다.

74년 포드 핀토를 베이스로 한 머스탱 II 가 출시되면서 머스탱은 비대해진 머슬카에서 다시 포니카로 돌아왔습니다. 머스탱 II역시 매년 크고 작은 모델체인지를 겪었고 8기통 5.0리터 모델까지 출시되었으나 베이스가 되었던 핀토가 후방충돌시 연료탱크가 폭발하는 문제로 포드의 기업이미지가 실추되어 있었고 바다 건너온 라이벌들에 비해 뚜렷한 메리트나 개성이 없었기 때문에 판매는 신통치 않았죠. 머스탱 II는 역대 머스탱중 생명력이 가장 짧아 79년 3세대 머스탱에게 바톤을 건네주었습니다.

3세대 머스탱은 당시 기준으로는 충분한 경쟁력을 지닌 폭스 플랫폼이라는 이름의 FR 섀시를 사용해 만들어졌습니다. 3세대 머스탱은 기본적인 섀시를 그대로 둔채 엔진과 스타일링을 바꾸며 얼마전까지 시판되었죠.
외관의 변화는 87년과 94년, 그리고 99년에 있었고 내용면에서의 변화는 섀시보강과 일부 고성능 모델에 적용된 독립식 뒷 서스펜션 정도였습니다.

2003년 북미 오토쇼에서 첫공개된 새 머스탱은 초대 머스탱 패스트백의 이미지를 재현한 스타일링으로 좋은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포드의 디자인 책임자 제이 메이스는 VW/AUDI 재직중 뉴비틀의 디자인에 깊이 관여했고 포드로 옮겨온 이후에도 레트로 디자인의 컨셉트카들과 양산차들을 내놓았던 만큼 새 머스탱의 디자인 방향은 어느정도 예견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새 머스탱의 컨셉트카가 발표되었을 때까지만 해도 링컨 LS와 플랫폼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21세기로 들어선 만큼 일체식 차축의 리어액슬을 고수하기보다는 인디펜던트 서스펜션으로 바꿀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포드가 머스탱만을 위해서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죠.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새 머스탱 또한 일체식 차축의 리어액슬을 장비했습니다. 새 머스탱의 리어액슬은 알루미늄을 사용해 무게를 줄이고 마운팅 방식을 바꾸었지요. 머스탱의 전통을 따랐다는 얘기도 있으나 판매량이 많은 차종이므로 개발비가 조금 더 들어가더라도 부품수가 적고 단가가 낮으면 그만큼 원가절감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고급차를 위해 개발된 링컨 LS의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익스테리어는 너무 과거의 영광에 의존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하지만 잘생겼음을 부인하기 어렵고 마무리도 괜찮습니다.

인테리어 또한 초대 머스탱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으면서도 현대적으로 마감되어 있지요. 좌우 대칭형의 대시보드는 머스탱의 전통이며 계기의 배치도 초대 머스탱과 상당히 비슷한 느낌입니다. 계기는 간결하고 잘 정돈되어있지만 두터운 크롬 테두리가 고급스럽지는 않아보이더군요.

내장재의 질감이나 마무리는 요즘 미국차의 평균수준 정도로 그리 좋다고 볼수는 없으나 예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습니다. 계기판의 조명색상은 녹색, 빨간색, 오렌지, 파란색, 보라색등에서 취향에 맞게 바꿀 수 있도록 되어있더군요. 처음 탔을때는 계기판 조명이 보라색으로 세팅되어있었고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몰랐기때문에 ‘정말 깨는 컬러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좌석에 앉아보면 폭스 플랫폼의 머스탱에 비해 각종 컨트롤의 배치가 훨씬 나아졌음을 곧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스티어링이나 시프트레버, 페달의 배치도 적당하고 조작감성도 구형에 비해 나아졌고 스위치의 배치와 조작성도 마찬가지입니다.
클러치와 시프트레버의 움직임거리가 줄어든 것도 반길만한 변화입니다.
시트는 구형에 비해 편하고 좌우방향 지지도 좋아졌으나 유럽이나 아시아의 라이벌에는 여전히 조금 뒤진 느낌이더군요.

시동을 걸면 V8 사운드와 함께 적당한 진동이 전달되어 터프하고 야성적인 머스탱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느낌을 자아냅니다. V8 엔진의 넉넉한 토크로 가속감은 풍만하며, 저음으로 듣기좋게 깔리는 배기음이 가속페달을 깊이 밟도록 자꾸 유도하는 느낌입니다.

가속페달의 탄력이나 각 기어의 연결감도 좋더군요. 시승중 간략하게 계측해본 바로는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의 가속에 약 6초정도가 나왔다. 브레이크는 날카로운 느낌은 아니지만 듬직하고 제동력 조절이 쉽다. 스티어링은 적당한 무게감과 함께 좋은 반응성을 보입니다.

미국차로서는 상당히 타이트한 스티어링 감각으로 유격도 적당하고 스티어링을 감기 시작할때와 풀기 시작할때의 움직임도 깔끔합니다. 알루미늄을 사용하여 경량화시켰다고는 하지만 일체식 차축을 쓰고있는만큼 노면이 거친 코너에서는 독립식 뒷서스펜션을 갖춘 차에 비해 후륜의 접지력이 떨어지더군요.
일반주행에서는 뉴트럴에 가까운 언더스티어를 보입니다.
저단기어로 후륜에 강한 파워를 걸어주면 코너 중반부터 테일 슬라이드가 일어나는데 고출력 후륜구동차의 전형적인 움직임이죠.

거동변화가 자연스러우면서도 점진적이기 때문에 운전자에게 충분한 피드백을 주고 또 그만큼 여유롭게 카운터 스티어를 쓸 수 있습니다. 가벼운 차체는 아닌데다 부싱이 조금 무르고, LSD가 장착되지 않았기 때문에 테일 슬라이드가 멈추는 시점에서는 가속페달과 스티어링의 조작이 서로 조금만 맞지 않을 경우, 약간이지만 충분히 느낄만큼 움찔거리며 좌우로 흔들리는 몸놀림을 보입니다.

순정상태에서도 후륜을 미끄러지며 달리기에 그리 큰 부족함은 없으나 튜닝을 하면 요즘 미국에 불고있는 드리프트 열풍에 동참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 하네요. 실제로 포드는 많은 드리프트팀에게 차를 제공하여 05년 시즌에는 적지않은 드리프트 시리즈에서 머스탱의 호쾌한 드리프트를 볼 수 있을것으로 보입니다.

스포츠카로 보기에는 코너에서 조금 많이 기울어지는 편이지만 적당히 기울어진채 접지력을 유지하며 코너를 빠져나가는 느낌도 괜찮습니다.

일제차의 가뿐한 느낌이나 유럽차의 부드러운 감각과는 조금 다르면서 고전적인 미국차의 헐거움도 없더군요. Fun to Drive 라는 관점에서는 세그먼트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승차감은 다소 단단한 편으로 스포츠성을 감안하면 적당한 수준이며 차의 성격에 잘 들어맞습니다. 새 머스탱은 스타일이나 성능, 운전감성, 가격등에서 포니카의 전통을 충실이 이어받은 차입니다. GM의 카마로와 파이어버드가 단종되었고 호주에서 들여온 폰티액 GTO는 가격이 너무 높으므로 현재 시장에서 머스탱의 직접적인 라이벌은 없는 셈이지요.

(글:권규혁 - http://mm.intizen.com/beetle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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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김효식님의 댓글

  • 김효식
  • 작성일
머스탱 타보시다니... 부러워요 ㅋ

홍재우님의 댓글

  • 홍재우
  • 작성일
95년형 머스탱 GT 2004년까지 탔었죠. 마지막 5천 cc엔진인 그 차 너무 좋아했는데 막판에 사고로 잃었어요. 맘이 아팠죠. 상당히 로우테크여서 짜증난 적도 있지만 포니카의 아우라는 타본 사람만이 압니다. 작년에 미국 떠날 때 새 머스탱이 막 나왔는데, 한 번 타봤으면 좋겠네요...한국서는 돈 있어도 안타는게 현명한 차인데...

이지환님의 댓글

  • 이지환
  • 작성일
미국차들은 원가절감한답시고 한물간 메커니즘을 계속쓰는 군요. 2005년에 일체식 차축은 좀 깹니다.

이운섭님의 댓글

  • 이운섭
  • 작성일
연비생각않하는 양키가 부럽다...ㅋ

윤준혁님의 댓글

  • 윤준혁
  • 작성일
우리나라 기름값의 절반이라니 부럽네....

이태훈님의 댓글

  • 이태훈
  • 작성일
제가 고등학교 다닐때 옆집에 미국사람이 살았는데<BR>그때 머스탱을 첨밨죠 그땐 무스탕 이라고 햇어요<BR>암튼 넘멋져어요..........(1983년)<BR>

손의수님의 댓글

  • 손의수
  • 작성일
저 비싼 차에 아직까지 저질 내장 제질에 일체식 차축은 여전히 성의없이 차를 만드는 미국 여전하네요.. 스티어링 또 휘어져서 나올려나...ㅋㅋ 역시 머스텡은 랜트카를 빌려서 놀다가 갔다 주는게...

홍재우님의 댓글

  • 홍재우
  • 작성일
그래도 새 차는 오버행이 이전 모델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네요. 일체식을 썼다는 것은 이전 모델의 일체식과는 기술적으로 진보한 것이라해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코너링에서 뒤꽁무니가 어디로 달아나버리는 듯한 느낌이거든요. <BR>머스탱의 맛은 직선 거리에서 몸이 뒤로 젖힐 정도로 쭉 나가는 아주 무겁게 느껴지는 그 느낌이에요.

서동일님의 댓글

  • 서동일
  • 작성일
권규혁님의 시승기는 잘 읽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시승기 부탁드립니다. ^^

김준호님의 댓글

  • 김준호
  • 작성일
미국의 휘발유값은 한국의 1/4정도 입니다. 캐나다가 한국의 절반이고요.(옥탄가 87 기준. 한국에는 옥탄가 90이하 휘발유는 거의 안 판다고 하더군요.) 이 번 무스탕은 옥탄가 87 휘발유 사용이 가능하죠.

GT님의 댓글

  • GT
  • 작성일
머스탱 타보시다니 부럽네요. 휘발유 가격은 분명 무섭긴 하지만 저도 지인의 차를 타봤을때 정말 배기음 좍 내면서 달리는 기분이 너무 좋아서 진지하게 차 가격을 일어봤던일이 있었습니다. 차 자체가 같은 매력도 상당하던데요.

건담님의 댓글

  • 건담
  • 작성일
포드 머스탱 8기통 모델 엔진소리가 매우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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