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큐라 TL A-S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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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규혁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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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장에서 혼다의 위상은 확고합니다. 전체적인 마케팅에서는 도요타에 뒤지지만 기획력에서는 상당히 치밀하다는 느낌이죠.

일제차들은 석유파동이 끝난 뒤에도 낮은 가격과 높은 신뢰도, 좋은 마무리, 높은 리세일밸류등으로 엔트리레벨 마켓을 확고하게 장악하게 되었죠. 일제차의 대미수출이 늘어나면서 미국과 일본의 통상마찰이 심화되자 일본 메이커들은 수출량 자율규제를 통해 이를 완화하게 되었고 이는 미국시장에서 일제차의 공급부족으로 인한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80년대 중반들어 유고슬라비아의 자스타바 유고와 우리나라 현대의 엑셀이 미국시장에 진출하자 일제차는 가격도 올라간데다 저가의 차종공급선이 분산되게되어 더이상 엔트리레벨에 주력하기 힘들게 되었죠. 일본차의 고급화전략의 포문을 연 회사는 항상 진취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혼다였지요. 혼다는 86년 고급차 브랜드인 아큐라를 런칭했습니다.

아큐라는 럭셔리 스포츠 세단 레전드를 내놓으며 고급차 시장에의 진입을 시도했고 3년뒤 도요타는 렉서스를, 닛산은 인피니티를 출범시키며 일본 3대메이커는 모두 럭셔리브랜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중 초기에 의도한 차별화에 가장 성공한 곳은 렉서스지요. 아큐라는 2세대 레전드까지는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이후 출시된 모델들이 혼다차들과 충분히 차별화되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소비자들이 토요타와 렉서스를 같은 회사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과는 달리 아큐라는 업그레이드된 혼다차라는 이미지를 걷어내지 못했죠.

혼다는 젊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가진 회사인만큼 아큐라차종도 고급스러움보다는 스포티한 느낌이 강합니다. 이번 시승차인 TL-A spec도 미드사이즈 럭셔리 스포츠세단이지요. 현재 팔리고 있는 아큐라 TL은 2003년 가을 2004년형으로 풀모델 체인지되어 등장했습니다.

아큐라 TL A-스펙은 2004년 1월 LA 오토쇼에서 컨셉트카로 등장한 뒤 이번 11월부터 딜러장착 옵션으로 제공됩니다.

아큐라 TL의 스포티한 외관은 일본차다운 치밀함과 함께 유럽풍의 분위기도 갖추고 있습니다. 무절제한 장식이나 불협화음을 이루는 디테일이 없고 차 전체가 깔끔하면서 잘 다듬어진 인상이지요. TL A-스펙은 에어로키트와 함께 스포츠 서스펜션과 18인치 휠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오버디자인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일부 애프터마켓 바디키트와는 달리 차와 잘 어울리는 에어로키트는 낮아진 서스펜션과 지름이 늘어난 휠과 어울려 단아하면서도 스포티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실내분위기는 정교하면서도 고급스럽더군요. 지나치게 스포티함에 촛점을 맞추느라 균형이 흩어진 느낌을 풍기는 대신 지나치게 현란하지도, 보수적이지도 않은 디자인을 질감이 높은 소재선택과 치밀한 마무리로 마감한 느낌입니다. 좌석의 질감이나 운전자세도 마음에 들더군요. 앞뒤 좌석의 공간은 FF 미드사이즈 세단에 기대할만한 수준입니다.

탑재된 엔진은 270마력을 내는 3.2리터 V6 엔진입니다. 사실 이 정도 사이즈의 전륜구동차에 270마력은 넘치는 출력이죠. 얌전하게 운전할때는 토크스티어가 강하게 느껴지지 않으나 빠르게 몰아붙일 때는스티어링휠에 전해지는 반력이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저속에서 코너를 돌며 급가속을 하는 상황에서는 스티어링의 복원력이 사라지기도 하여 일상적인 세단에만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급하게 몰때 순간순간 당황할만한 일도 적지 않을듯 하더군요.

가속감은 높은 출력이 엿보여주는대로 강렬합니다. 4800rpm 을 기점으로 밸브 타이밍과 리프트가 바뀌지만 토크특성이 호들갑스럽게 바뀌지 않고 전반적으로 꾸준히 높은 토크를 발휘하기 때문에 특별히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사실 이정도로 높은 토크를 유지하는 엔진에 6단 수동변속기는 필요성보다는 상징성이 강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듬성듬성한 기어비 배분으로도 충분할듯한 토크특성을 촘촘한 기어비로 나눠쓸수 있도록 배려한 것은 필요성보다는 차의 성격을 뒷받침해주는 작은 소품으로 이해해도 좋을듯 합니다.

6단 수동변속기는 아주 상쾌한 변속감을 선사합니다. 짧으면서 절도있게 드나드는 시프트레버의 촉감이 아주 기분좋게 손바닥을 자극하지요. 시프트감각에 비하면 클러치감각은 조금 모호합니다. A-스펙에는 브렘보 브레이크가 적용된 만큼 제동성능은 스포츠성을 가미한 미드사이즈 럭셔리 세단중 최상위급에 듭니다.

일반형 TL 보다 낮고 단단해진 서스펜션은 빨라진 스티어링 반응과 승차감의 저하라는 당연한 결과를 낳지요. 팩토리 튜닝답게 얻은것과 잃은것의 비중이 같아 핸들링과 승차감의 타혐점이 효과적으로 옮겨진 느낌입니다.

코너링 반응도 빠르고 손맛도 날카롭지만 동급의 후륜구동에 비하면 아무래도 정교함에서 조금 뒤집니다. 코너탈출시 풀가속을 하면 높은 출력때문에 스티어링에 전달되는 감촉에 변화가 생기더군요.

주기적인 요철구간이 자주 나타나는 LA 인근의 프리웨이에서는 취향에 따라서는 조금 지나치게 튄다는 느낌을 받을수도 있을듯 합니다.

A-스펙은 235/40VR18 광폭타이어뿐만 아니라 기존 TL에 쓰인것보다 옵셋이 줄어든 휠을 장착한 탓인지 차가 노면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토크스티어뿐만 아니라 노면까지 타는 스티어링휠과 웬만한 요철에서는 꼭 빼야할 부분만 빼고 그대로 전달해주는 단단한 서스펜션은 평범하고 편한 차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입니다.

아큐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어감처럼 정교한 감각을 지니고 있으면서 혼다의 혈통답게 스포티한 분위기의 차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중 TL 은 가장 폭넒은 층에 어필할 수 있는 차종입니다.

TL A-스펙의 경우 TL 라인업에서 가장 스포티하고 또 가격도 가장 높은 차종이죠.
아큐라 TL은 럭셔리와 스포티함에서 조금 스포티쪽에 치우친 차종이고 A-스펙은 확실히 스포티쪽으로 촛점을 맞추고 있지요. 고출력의 스포티하면서 품위도 있는 FF 세단을 원하는 분이라면 관심을 가지고 볼만한 차입니다. 가격대에 비하면 승차감이 단단하고 스티어링의 반력이 심해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만한 차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적당히 편하면서도 적당히 스포티한 차를 원한다면 일반형 TL이나 다른 차종으로 눈길을 돌려야 하겠죠. 개인적으로는 가감속때 스티어링에 간섭하는 반력만 제외하면 상당히 마음에 드는 차였습니다.

(글:권규혁 - http://mm.intizen.com/beetle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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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최인숙님의 댓글

  • 최인숙
  • 작성일
권규혁님의  시승기 감샇게 잘 읽어서요...<BR>담에도  좋은 자료좀  부탁드리며....감사합니다..

김영미님의 댓글

  • 김영미
  • 작성일
혼다세단들은 왜 전륜이여...왜왜왜

김유훈님의 댓글

  • 김유훈
  • 작성일
이차도 다 좋은데 전륜이여서 항상 스포츠 세단 평가에서 스포티한 패밀리 세단으로 결론 매어 지더군요....<BR>전륜인게 너무 아쉽다고 시승기에서도 매번 번복 돼는 내용이구요.

김형진님의 댓글

  • 김형진
  • 작성일
'딜러 장착 옵션' 이란건 어떤건가요? 그냥 쓰이는 옵션이라는 말과는 다른건가요?<BR><BR>혼다는 아직 후륜구동(S2000 제외)과 V8엔진이 없죠?

남동우님의 댓글

  • 남동우
  • 작성일
nsx 도 후륜구동ㅋ;;

김형진님의 댓글

  • 김형진
  • 작성일
NSX도 후륜구동 맞지만 미드쉽엔진 배치이므로 논외로 치죠

조철연님의 댓글

  • 조철연
  • 작성일
딜러 장착 옵션은 처음 구입할때 따라오는 옵션과 별도로 딜러에서 일정 금액을 주고 정품옵션을 달아주는 것을 말합니다. 이 모델에서는 스포일러나 바디킷등을 딜러에서 정품으로 장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조금의 손재주만 있으면 부품만 구입해서 직접 장착할수도 있구요. 도어트림을 구입한적이 있는데 설명서도 잘 되어 있더군요. 디자인 선택의 폭은 좁지만 정품인 만큼 디자인이 잘 어울리고 정식 딜러에서 장착해주기 때문에 믿을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부품값 이외에 인건비가 좀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돈에 여유가 있다면 일반 TL도 A-spec으로 갈수 있다는^ ^

김상일님의 댓글

  • 김상일
  • 작성일
국내에 혼다가 들어온게 정말 의야합니다. 아마 혼다도 곧 아큐라 모델들을 들여와야 할 겁니다. 국내시장에서 렉서스가 확실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곧 닛산의 인피니티가 들어 오는 마당에 왜 혼다가 들어왔을까? 미국에서 야큐라 TL을 타고 있는 동생의 말은 들어보면 아주 만족하고 탄다던데.. 미국선 렉서스와 인피니티, 아큐라 모두 같은 프리미엄급인데.. 왜 한국엔 안들어 오는건지..  전 미국서 렉서스 타보고 홀딱 반했었지만, 아큐라 역시 좋은 차죠.. 인피니티 역시 G20 10년 된 모델 타 봤지만, 외형은 영 아니였지만, 성능 만큼은 정말 좋았다는..... 아는 형 차였는데.. 오리건 포틀랜드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16시간을 타고 갔는데.. 허걱 전 한 4~5년 된건줄 알고 물어봤더니 10년 된 거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는.... 어서 국산 모델들도 확실한 기술을 갖게 되길....  국산차 화이팅!!!!!!!!!!!<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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