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즈다 RX-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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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즈다는 토요타나 혼다, 닛산등에 규모면에서 뒤지고 제품 라인업도 두텁지 않으나 개성이 강한 차들을 만들고 있는 회사일뿐만 아니라 일본 메이커중에서는 처음으로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우승한 경력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한때 차세대 내연기관으로 각광받다가 연비와 배출가스제어, 내구성등의 문제로 특허권을 가지고있던 NSU까지 포기한 로터리엔진을 끝까지 보듬으며 오늘날까지 발전시켜온 고집스런 장인정신을 가진 회사이기도 하죠. 마즈다의 첫 로터리 엔진차는 67년 등장한 코스모 110S 였습니다.

마즈다는 유류파동과 배출가스기준강화라는 악재가 겹쳐 로터리 엔진의 암흑기라고 할 수 있던, 다른 모든 업체가 로터리를 포기했던 70년대에도 다양한 로터리 엔진차를 내놓았습니다. 마즈다의 간판차종이라 할 수 있는 RX-7은 78년에 처음 등장했지요.

85년에는 포르쉐 944를 닮은 2세대 RX-7 이 출시되었구요. 이니셜 D의 료우스케가 타는 모델이 2세대인 FC죠. 세계 유일의 로터리 엔진 양산업체인 마즈다는 91년 일본 자동차 업체로서는 최초로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우승차는 로터리 엔진을 얹은 마즈다 727B였지요. 마즈다는 그 여세를 몰아 92년 255마력의 트윈터보 로터리엔진을 얹은 3세대 RX-7 (FD)를 시판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시장에서는 스포츠카 시장이 침체되어 토요타 수프라, 닛산 300ZX등과 함께 90년대 중반 슬그머니 사라졌지요. 하지만 일본 내수시장에서는 2002년까지 생산이 되었습니다. 그 뒤를 이은 차가 이번 시승기의 주인공인 RX-8이죠.

RX-8은 지금까지의 RX-7과는 달리 이름뿐만 아니라 차의 컨셉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퓨어 스포츠카인 RX-7에서 4개의 도어와 성인을 수용하기에 충분한 뒷좌석을 갖춘 GT로 변모한 RX-8은 시판 초기부터 구설수에 휘말렸지요. 지금까지의 로터리 엔진보다 가볍고 강한 르네시스 로터리 엔진은 발매 초기 250 마력(6단 수동)과 210 마력(5단 자동)이라고 발표되었으나 실제 구매자들이 다이나모에 차를 올려 테스트한 결과 6단 수동모델에서 휠마력이 200마력도 나오지 않는 차들이 대부분이었다죠. 동력 전달 과정의 손실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메이커에서 발표한 것과 차이가 컸기 때문에 인터넷 포럼에서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했습니다.

마즈다는 99년에도 미아타의 출력을 과장되게 표시하여 문제가 된 적이 있었지요.

결국 마즈다는 미국 수출사양은 배출가스 제어문제로 일본 내수용이나 유럽 수출형보다 출력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유럽사양의 출력을 그대로 표기해서
물의를 일으켰다고 발표하고 6단 수동변속기 모델이 238마력, 5단 자동변속기모델이 193마력이라고 수정 발표했지요. 마즈다는 RX-8을 구입한 사람들에게 보증기간을 늘려주고 주유권을 제공하는 것과 마즈다측에서 차를 되사는 것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을 주었습니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늘어난 보증기간과 주유권을 받고 차를 그대로 유지하는 선택을 했다네요. 스포츠카에서 상당히 중요한 수치인 출력이 초기발표치보다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차를 그대로 유지한 사람들이 많을 만큼 매력 있는 차종이라는 해석도 가능하겠죠. 외관은 FD에 비해 정형화되었고 날카로운 라인이 많이 가미되었습니다. 로터리를 형상화한 삼각형이 앞뒤 범퍼는 물론이고 시트에도 장식되어 있어 조금 오버한 디테일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내외장 디자인은 일관된 주제로 통일되기보다는 조금 다양한 시도를 한차에 담아내려고 노력한 듯 하더군요. 실내는 모던하면서 인체공학적인 배려가 잘 되어있으나 시각적으로는 조금 복잡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푸른 배경조명에 붉은 글자의 계기판은 차가운 컬러와 따뜻한 색조의 조화로 볼수도 있지만 공포영화 배경같은 조금 으스스한 느낌도 풍기네요. 아날로크 타코미터에 내장된 디지탈 속도계는 금방 익숙해집니다.

실내측 도어핸들은 상당히 가늘어 고전적인 분위기면서 다른 인테리어 디자인 요소들은 모던합니다. 앞문을 열어야 뒤로 향하는 뒷문이 열리는 캐비닛식 도어는 새턴 아이온 쿠페나 픽업트럭등에도 쓰이고 있으나 RX-8의 도어 여닫힘이 가장 탄탄한 느낌이더군요.

뒷좌석은 보통의 스포츠카에 비해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으며 타고 내리기도 쉽습니다. 제 체구로는 장거리 여행도 가능할 만큼의 공간입니다. 하지만 앞좌석과는 달리 뒷좌석에서는 소음도 조금 크게 들려오고 승차감도 조금은 튀는 느낌이어서 안락하다고 만은 할 수 없더군요.

이그니션 키를 돌리면 왕복형 엔진에 비해 무덤덤하게 시동이 걸립니다. 소리는 왕복형 엔진에 비해 얕고 가늘더군요. 모터처럼 돌아가는 엔진이라는 표현을 읽은 적이 있는데 공감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사일런트 샤프트가 적용된 왕복형 엔진도 조용하고 매끈하게 회전이 상승하고 수평대향 엔진의 회전질감도 매끄럽지만 근본적으로 왕복운동이 없는 로터리엔진의 회전감각과는 차이가 있더군요. 시프트레버는 짧고 절도있게 들어가고 빠져나옵니다. 기어를 1단에 넣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해제했습니다.

사이드 브레이크를는 해제를 해도 덜 풀린 것처럼 보이네요. 출발 직후의 토크가 낮아 체감 가속성능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회전이 올라가면 활기를 띕니다.

5천회전정도에서 왕복형 엔진의 3천 회전정도의 회전질감과 토크가 느껴지더군요.

보통차라면 1~2천 회전정도 여유밖에 남아있지 않을 시점에서도 4천 rpm의 여분이 남아있습니다. 토크가 그리 높지 않고 회전이 올라가야 활력을 찾는 엔진은 6단
수동변속기와 좋은 조화를 이룹니다 서스펜션의 세팅은 상당히 절묘하더군요.

승차감이 불쾌하지 않으면서 조종성도 뛰어납니다. 코너에서의 롤도 적고 차의 자세를 잘 추스리네요. 50:50의 무게배분과 잘 세팅된 서스펜션덕분에 아주 기분좋은 코너링을 보입니다. 중저속 영역에서는 가속페달의 가감으로 쉽게 선회특성을 조절할 수 있고 고속코너링중에는 가속페달을 갑자기 놓아도 머리가 지나치게 안쪽으로 파고들지 않아 안정적인 느낌이더군요. 스티어링은 스포츠카에 어울리는 민감도를 가지고 있으며 노면 피드백이 조금 강해 승용차에 비하면 킥백이라고 불러도 좋을 수준입니다.

브레이크는 조금 민감한 듯 하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제동컨트롤이 쉽습니다.

균형잡힌 운동성능은 마즈다 로터리 스포츠카의 전통 그대로지만 여러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면서 본질이 조금 흐려진 측면이 없지 않다고 느껴지네요. RX-7보다 조용하고 편하며 실내로 침투하는 열기도 없지만 스파르탄한 맛은 줄어들었습니다.

RX-8은 다양한 디자인요소가 골고루 배합된 내외장 디자인에 높은 수준에서 균형을 이루고있는 운동성능, 그리고 편안함까지 갖추고 있지만 RX-7 같은 퓨어 스포츠가 아닌 투어링카로 변질된 모습이 아쉬워지는… 그런 시승이었습니다.

(글:권규혁 - http://mm.intizen.com/beetle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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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박성민님의 댓글

  • 박성민
  • 작성일
마침 아는형이 마즈다 RX-8을 사시는데 이런 좋은글 감사합니다.

장준필님의 댓글

  • 장준필
  • 작성일
뒷자석이 내리기 편하다는거는 약간 동감할 수 없는 부분인데요 푹 파혀서 약간 불편하던데...아닌가요;;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김순익님의 댓글

  • 김순익
  • 작성일
RX-8은 RX-7의 직속후계는 아니지 않나 싶은데 확인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뒷좌석이 "다른 스포츠카에 비해" 내리기 편하다는 말씀이시겠죠. ^^;;

김기헌님의 댓글

  • 김기헌
  • 작성일
1.3리터 로타리엔진을 얹은 RX-8을 한국에 가져오면 세금 얼마내는지요?<BR>

우성진님의 댓글

  • 우성진
  • 작성일
RX8 의 코드네임이 FE 로 알고 있읍니다 (FB-FC-FD-FE)... 직속후계인것 같기도 하지만, 아닌것 같기도 하고요... Mazda 메이커쪽에서는 르네시스 로터리가 연비가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나아진게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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