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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8기통 G바겐' 역사 속으로..전기 G클래스로 대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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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가 8기통 4.0L 가솔린 바이터보 엔진을 쓰는 AMG G 63을 단종 할 계획이다. 이를 대체할 모델로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을 얹은 EQG를 오는 2024년께 선보일 전망이다. 그런데 다른 메르세데스-EQ 라인업과 결이 다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쓰지 않고, 기존의 사다리꼴 프레임을 유지한 채 배터리를 얹을 예정이다.

1979년 시작한 정통 오프로더, G-클래스는 어떤 차?

G바겐의 역사는 197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다임러-벤츠 주주 가운데 이란의 팔라비왕조 샤(Shah) 국왕이 있었다. 그는 벤츠에게 “군수용 사륜구동차를 만들면 2만 대를 사주겠다”고 제안했다. 고급 세단만 줄기차게 만들어온 벤츠에게 솔깃한 유혹이었다. 새로운 차급에 도전하는 동시에 ‘미지의 영역’ 중동 시장을 개척할 수 있으니까.

당시 벤츠는 유럽 최대의 군용트럭을 생산하는 슈타이어그룹(Steyr)과 손을 잡고 차세대 군용차 개발에 나섰다. 설계는 메르세데스-벤츠 슈투트가르트 본사에서 하지만, 생산은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진행. 참고로 슈타이어그룹은 현재의 마그나슈타이어로 거듭났고, G바겐을 포함해 여러 브랜드의 차종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1974년, 시제작차가 나왔다. 개발명은 ‘유-보트(U-Boat, 잠수함)’. 당시 벤츠는 사하라 사막, 남극, 독일 탄광지역 등 다양한 무대에서 완성도를 높여갔다. 1979년, 결국 세 꼭지 별 엠블럼을 단 군용차, 겔렌데바겐(Geländewagen)이 모습을 드러냈다.

G바겐의 험로주파 성능은 대단했다. 1983년, 벤츠는 악명 높은 파리-다카르 랠리에 G바겐을 출전시켰다. 결과는 우승. 완주율이 50%를 못 넘는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유명세를다. 독일군은 1990년, 폭스바겐 알티스를 대체할 군용차로 G바겐을 들였다.


G바겐의 활약은 대단했다. 랜드로버 시리즈Ⅲ(디펜더의 선조)보다 내구성이 뛰어나, 각국 군대에서 G바겐을 서둘러 도입했다. 심지어 2003년 3월에 터진 이라크전에선 영국군마저 G바겐을 쓸 정도였다.

G바겐의 민수용 버전은 지프 랭글러, 랜드로버 디펜더와 조금 다른 길을 걸었다. 초창기엔 2,000~3,000cc 안팎의 디젤 엔진을 얹었다. 그러나 1990년 등장한 W463부터 대배기량 엔진과 소재의 고급화를 통해 ‘럭셔리 SUV’로 거듭났다. 그 중심에 1993년 등장한 G-클래스 최초의 AMG 버전, 500 GE 6.0 AMG가 있다. 2002년엔 V12 엔진을 끼운 G 63 AMG V12가 방점을 찍었다.

‘변태’ 같은 AMG G바겐, 결국 역사 속으로

AMG G바겐은 성격이 유별나다. 군용차에 뿌리를 둔 정통 SUV인데, 고회전을 즐기는 대배기량 엔진과 온로드용 고성능 타이어를 쓴다. 소위 ‘제로백’이라고 부르는 0→시속 100㎞ 가속은 신형 기준 4.5초에 끊는다. 공기저항 계수는 Cd 0.55로, Cd 0.30 안팎의 ‘요즘 SUV’와 비교해 대단히 높다. 그래서 최고속도는 시속 220㎞에 불과하다.

이처럼 유별난 제원을 지녔지만, G 63은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환경 친화적이지 않다. 복합연비는 5.7㎞/L에 불과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19g/㎞에 달한다. 2030년까지 전기차 제조사로 거듭나겠다고 발표한 벤츠 입장에선 정리 대상 1순위일 수밖에.

그렇다면 벤츠가 개발 중인 G바겐 전기차 버전, 기대해도 좋을까? 강력한 험로주행 성능을 앞세우는 오프로더는 화끈한 속도보다 두둑한 저속 토크가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전기 모터는 전원 ON과 동시에 막강한 토크를 즉각 토한다. 회전수가 무르익을수록 힘을 더해가는 내연기관과 다르다. 즉 전기차 고유의 특성이, 터프한 오프로더인 G바겐과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궁금한 건 배터리 성능이다. 전기차는 앞뒤 차축 사이에 거대한 배터리 팩을 깐다. 그래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휠베이스가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길쭉하다. 반면, G바겐은 보디 온 프레임 방식이기 때문에 밑바닥에 갈빗대처럼 두꺼운 뼈대가 자리했다. 즉, 배터리 넣을 공간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골격 사이에 욱여넣는 수준으론 주행거리를 넉넉하게 확보할 수 없으니까. 과연 G바겐 최초의 전기차 버전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기대를 모은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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