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닝에 대한 잘못된 상식 5

튜닝카 하면 으례 ‘속이 들여다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꺼먼 유리에 시끄러운 배기음’을 떠올린다. 까다로운 국내 법규 때문에 ‘튜닝은 불법’이라는 선입관도 튜닝시장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덕분에 튜닝은 카레이서나 일부 매니아들의 전유물이었을 뿐 일반 운전자들에게는 멀게만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자동차 등록대수가 1천500만 대를 넘어서고 모터 스포츠가 인기를 얻게 되면서 튜닝에 대한 인식도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휠, 타이어는 물론 엔진 등을 업그레이드 함으로써 자기만의 개성을 표현하거나 주행성능을 높이려는 운전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적인 변화에 부응해 튜닝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하니웰 코리아가 중앙리서치 센터와 함께 자동차 튜닝문화에 대한 소비자의 행동지수를 조사했다. 그 결과 일반 운전자들의 머리 속에는 다음과 같은 편견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니웰 코리아에서 제공한 자료를 전재한다(편집자 주)

1. 튜닝은 불법이다

자동차의 구조를 임의로 변경한 오너가 튜닝카를 거리에 몰고 나가면 자동차관리법 시행령 제 8조에 의거해 법적인 규제를 받는다. 그러나 규칙 제 55조 제 2항에 의거해 합법적인 절차를 밟으면 튜닝카도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튜닝이 불법’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데에는 ‘안 걸리면 그만이다’는 생각으로 이러한 절차를 무시한 채 튜닝카를 몰고 다니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등록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튜닝카를 몰다 적발되면30~100만 원의 벌금과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므로 등록비(8~50만 원) 보다 훨씬 가중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등록절차는 교통안전공단 자동차검사소에 변경승인 신청을 한 뒤 정비사업소에서 튜닝을 한다. 이후 45일 이내에 변경된 내용을 기재해 검사를 받고 등록관청에 결과를 보고하면 된다. 이러한 절차를 거치면 튜닝카는 출고 당시의 차량과 같은 합법적인 상태가 되는 것이다. 터보튜닝 전문튜너 가레트 하이 퍼포먼스의 최원석 실장은 “자동차 선진국의 위상에 걸맞는 성숙한 튜닝문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법적인 규제에 의한 강요가 아니라 준법튜닝을 정착시키기 위한 업계의 노력은 물론 오너 드라이버의 자발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 튜닝한 차는 시끄럽고, 겉모습도 요란하다
일반적으로 ‘튜닝’하면 요란한 불빛에 시끄러운 배기음, 시꺼먼 유리창을 떠올린다. 그러나 튜닝카라고 해서 모두 시끄럽고 겉모습이 요란한 것은 아니다. 튜닝은 크게 겉모습을 꾸미는 드레스업과 주행성능을 높이는 퍼포먼스 튜닝으로 나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적은 비용으로 남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드레스 업 쪽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시끄러운 배기음 역시 머플러를 바꿔 달거나 엔진을 개조한 것이 원인이 아니라 페라리, 포르쉐 등 슈퍼카의 웅장한 엔진음을 흉내내려는 오너들이 소음 차단기를 떼어냈기 때문에 야기되는 현상이다. 따라서 주행성능을 개선해주는 터보차저, 슈퍼차저 등의 하이 퍼포먼스 튜닝은 오너가 의도하지 않은 한 겉모습은 순정차와 똑같으며,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드라이빙의 쾌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

3. 튜닝을 하면 잔 고장 많이 나고 엔진 수명이 짧아진다

튜닝을 했다고 해서 잔 고장이 많이 나는 것은 아니다. 차의 수명은 어디까지나 운전자가 얼마나 정비를 정기적으로 잘해주느냐에 달린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자동차는 운전습관, 주기별 차량점검, 소모품 교환 등이 주요 관건이 되는 것이다. 흔히들 튜닝은 순정 차에 변화를 주기 때문에 고장의 원인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대부분의 튜닝카들은 오너들의 관심 속에 체계적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오히려 엔진, 차체 상태가 우수해 성능이 잘 유지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1000여 개 튜닝 전문업체가 활동하고 있다. 예전에는 군소업체들이 엔진튜닝을 주도하다 보니 기술 미숙으로 인한 문제가 야기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세계적인 터보차저 생산업체인 미국 가레트가 국내 엔진 튜닝 시장에 진출해 차종과 연식에 알맞은 제품을 장착해주고, 무상수리기간동안 AS를 전담해주고 있다. 덕분에 오너 드라이버들에게도 자신이 원하는 성능을 뿜어낼 수 있는 적법튜닝의 길이 열렸다.

4. 튜닝은 스포츠카를 타는 카매니아에게나 어울리는 것이다

흔히 튜닝은 매끈하게 빠진 스포츠카에나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튜닝이 스포츠카는 물론 일반 세단, SUV에 이르기 까지 보편화되어 있다. 중고차의 엔진을 업그레이드시킬 경우 새차와 버금가는 주행성능을 뿜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상태가 좋은 혼다 시빅을 구입한 뒤 3천 달러 정도의 비용을 들여 어큐라 이테그라, BMW 325 이상의 성능을 내는 튜닝카를 만드는 것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튜닝을 빨리 달리기 위한 목적으로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뒤쳐진 성능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국내처럼 연령층이 20~30대로 제한되어 있지 않고 폭 넓은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첨단편의장비가 늘어나면서 차체가 무거워져 운동성능이 굼 뜨는 현상을 보완하기 위해 스포츠카는 물론 대형세단, SUV 등을 위한 튜닝키트가 별도로 개발되어 선보이고 있다. 또 실용성과 연비 때문에 디젤차를 선택했지만 응답성과 운전성능이 뒤쳐져 답답해 하던 오너들을 위해 터보 업그레이드가 대안으로 제시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가레트에서 선보인 무쏘 업그레이드 키트는 마찰면적이 가장 작은 ‘점’인 볼 베어링을 사용해 응답성이 좋고, 터보에서 낭비되는 힘을 줄여 순간 가속력과 운전성을 높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5. 튜닝을 하면 연료 소비가 심하고, 배기가스도 많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튜닝을 하면 주행성능에 치중을 하다 보니 연비가 나빠지거나 배기가스 내 유해물질의 양이 늘어나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지 않을까 염려한다. 그러나 터보튜닝은 엔진 실린더 내 공기 유입량을 늘려 30%만 유효출력으로 이용되고 빠져나가는 연료를 재활용해 사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연비개선의 효과를 가져온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보면 완전연소를 통해 연료 소비율을 높이는 터보튜닝이 기특하지 않을 수 없다.
유해물질 역시 배기가스를 완전 연소함으로써 일산화탄소, 탄화수소,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등이 현격히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유로 3, 유로 4로 배기가스 기준이 강화되는 2005년이 오면 모든 디젤차에는 터보튜닝 없이 기준을 만족시키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코넷 Jung & Associ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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