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람보르기니 수석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중국 슈퍼카, 홍치 S9

시장 논리에 따라 자본은 큰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업체가 단기간에 선두 업체를 따라잡기 위한 전략을 쓸 때 유용하죠. 유능한 인재를 자본으로 얻을 수 있으니까요.

과거에 우리도 그러 했고, 지금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이런 식으로 큰 성과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디자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오늘 소개할 홍치 S9(Hongqi S9)도 비슷한 방식으로 탄생했습니다. 

[ 세계 3대 디자이너로 꼽히는 발터 드 실바 ]

홍치는 FAW 그룹 소속의 럭셔리 브랜드인데, 최근 성과가 상당합니다. 지난해 승용차 판매량이 20만 대를 넘어 2019년 대비 109%나 증가했어요. 그 이전해에는 203% 증가하며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지요. 중국의 승용차 시장이 2018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성과를 냈지요.

아직까지 주력은 SUV인 HS5와 중형 세단 H5 등이지만 지난 수십년간 폭스바겐과 토요타 등 전진 업체와 합작하면서 쌓은 기술을 자양분삼아 지난해 대형 세단 H9를 출시했고, 이제 미드십 하이브리드 슈퍼카를 포방한 S9를 통해 슈퍼카 영역까지 진출하려고 합니다. 

[발터 드 실바가 손본 S9]

2018년 9월 롤스로이스의 수석디자이너 출신의 자일스 테일러(Giles Taylor)를 최고 창조 경영자(CCO, Chief Creative Officer)로 영입해 H9 프로젝트를 완성했듯 S9도 서구의 경험 많은 인물의 힘을 빌었습니다. 바로 발터 드 실바(Walter De Silva)입니다. 피아트를 시작으로 세아트를 거쳐, 아우디 수석, 람보르기니 수석 그리고 폭스바겐 그룹 총괄 디자이너를 지낸 레전드죠. 아우디 싱글 프레임을 처음 선보인 것도 그였습니다.

[ 2019년 선보인 S9 초기 버전] 

이렇게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가 홍치 S9의 최종 디자인을 손질했다는 것만으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S9의 초기 버전은 2019년에 공개되었습니다. 그때는 실바가 참여하지 않았죠. 올해 초 FAW가 전기차 스타트업 실크 EV(Silk EV)와 함께 조인트 벤처를 이탈리아 모데나에 설립하면서 실바가 디자인을 맡게 되었습니다. 불과 몇개월만에 S9를 다듬어 2021 상하이 모터쇼에 내놨습니다.

디자인만 바꾼 거니 기술적으로는 차이가 없어요. V8 트윈 터보 가솔린 엔진과 3개의 전기 모터를 결합해 1,400마력의 출력을 냅니다. 실차가 나와봐야 검증되겠지만 1.9초만에 0-100km/h 가속을 끝내고 최고속도는 400km/h 이상 낼 거라는군요.

FAW에 따르면 S9은 내년부터 이탈리아에서 생산됩니다. 앞서 말한 FAW-실크 EV 조인트 벤처에서 만들고 홍치라는 브랜드를 달게 됩니다. 99대만 만들 계획이고 값이 150만 유로니까 우리돈으로 치면 20억 정도네요. 성공을 점치긴 어렵지만 시도는 정말 멋지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