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V12 엔진 얹은 베르토네 제네시스 컨셉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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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카로체리아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절이 있었지요. 지금이야 각 메이커들이 자체적으로 디자인 파트에 힘을 실어 주어 예전 같은 영광을 누리고 있지는 못하지만, 90년 대 후반기까지만 해도 정말 많은 카로체리아에서 다양한 디자인 컨셉트를 선보이곤 했습니다. 다양성 측면만 보면 그때 모터쇼를 보는 재미가 지금보다 더 컸을 정도였으니까요. 


우연히, 예전 잡지를 뒤적이다가 만난 이번 주인공도 개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입니다. 이탈리아 베르토네(에스페로와 관련해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곳)에서 만든 제네시스(Bertone Genesis)란 모델입니다. 공교롭게도 이름이 수십년 뒤에 나온 국내 자동차 브랜드와 같네요.


베르토네가 만든 제네시스는 1988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 처음 등장했어요. 보디는 요즘 기준으로 미니밴 형태인데, 결코 평범하진 않습니다. 미니밴의 실용성과 슈퍼카의 역동성을 동시에 노린 시도였습니다. 


도어 형태만 봐도 이런 특징을 알 수 있습니다. 슈퍼카에 어울리는 화려한 윙도어를 갖췄고 리어 도어는 슬라이딩으로 타고 내리기 쉽도록 했죠. 상부는 투명창으로 처리해 승객석의 개방감을 극대화한 구조였습니다. 


외모에 비해서 크기는 생각보다 크지 않아요. 길이가 4,475mm로 국내 대표 미니밴인 카니발(5,115mm)보다 훨씬 짧습니다. 상대적으로 휠베이스는 2,650mm로 긴 편이였고 너비는 2,000mm로 넓어 시각적으로 안정된 느낌을 주었습니다. 무게는 1,800kg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외모만큼이나 실내도 독특해 앞쪽에 2개, 뒤에 3개의 시트를 배치한 5인승이었습니다. 각각 모두 독립식으로 만들어 미니밴이지만 달리는 즐거움을 추구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동시에 유연함을 갖췄죠. 이를테면 앞좌석은 180도로 회전이 가능해 뒷좌석 승객과 얼굴을 마주볼 수 있을뿐만 아니라 슬라이딩 되어 승하차를 쉽게했습니다. 발판까지 붙인 2열 시트를 접으면 광할한 영역을 짐칸으로 사용할 수도 있었고요. 알칸타라 소재를 활용해 레드와 베이지 투톤으로 마감했고 뒷좌석 승객용 TV까지 갖췄네요.


엔진은 람보르기니 쿤타치의 것을 활용했습니다. 쿤타치는 베르토네가 디자인한 모델 중 가장 성공적이라 할만한 명장이죠. 쿤타치(Lamborghini Countach Quattrovalvole)의 V12 5,167cc 엔진을 앞부분에 세로로 얹어 최고출력 455마력을 냈습니다. 


미니밴으로는 넘치는 심장이었죠. 다만 편의성을 위해 쿤타치가 쓰던 5단 수동변속기 대신에 당시, 람보르기니의 모기업 크라이슬러가 사용했던 것 3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해 뒷바퀴를 굴렸습니다. 아쉽게도 변속기의 기어비 때문에 가속력은 기대보다 못했다고 합니다. 이 변속기는 SUV인 LM002에도 사용했죠.


베르토네 제네시스는 미니밴의 실용성에 슈퍼카의 심장을 결함한 이단아입니다. 비록 양산으로 이어지진 못했지만 쉽게 시도하지 못하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실험정신은 칭찬받아 마땅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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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토스파이넷 2기 운영진입니다. 앞으로 많은 자료 올리겠습니다 ^^ 제 블로그는 http://weeklyca.blog.me/
댓글 5

ghia님의 댓글

  • ghia
  • 작성일
이탈디자인,  베르토네,  피닌파리나, 자가토,  등등  카로체리아가  가장  아름다웠던시절이  바로 저시절이  아니었나 하네요.

코트라님의 댓글

  • 코트라
  • 작성일
30년도 넘은 시절인데 디자인이 지금보다 더 미래지향적이네요

숯검둥이님의 댓글

  • 숯검둥이
  • 작성일
엔진 배치가 예전 쌍용 이스타나랑 비슷하군요 가운데 봉긋 속은 엔진룸 ㅎ

탑보드님의 댓글의 댓글

  • 탑보드
  • 작성일
[@숯검둥이] 이스타나는 전륜이니까 요건 어떠세요 엔진 봉긋에 후륜 ㅎ

응님의 댓글의 댓글

  • 작성일
[@탑보드] 겨울에 저기 앉으면 따뜻했져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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