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본인데 5억 넘는 재규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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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쿰페르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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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플리카(Replica)라는 말이 있습니다. 단어적 의미로는 그림이나 조각 따위에서, 원작자가 손수 만든 사본을 뜻하죠. 따라서 짝퉁과는 좀 구별됩니다. 짝퉁과 큰 차이는 누가 카피를 했느냐입니다. 레플리카는 원작자가 카피한 것을 말하고 다른 사람들이 카피한 건 그냥 모조품, 쉽게 짝퉁이라는 표현이 맞아요. 이를 조금 확대해 지금은 원작자에게 정당한 권리를 획득해 카피하는 것까지 레플리카 범주에 넣긴 합니다. 


자동차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는데, 아주 오래된 슈퍼카나 희귀한 모델을 카피하는 경우가 대표적이에요. 원래의 모델이 아주 귀한 경우에 만들어지죠. 따라서 누구나 만들지는 않고 상당한 기술력과 자본이 필요합니다. 중국의 소규모 공방에서 망치로 두드려 만드는 것과는 다릅니다. 이건 말 그대로 짝퉁이고요.


따라서 레플리카의 경우에도 상당한 비싼 값을 인정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 소개할 재규어 XJ13 레플리카처럼 말이죠. 지난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에서 열린 RM 경매에서 자그마치 43만 유로(약 5억 8천만원)에 낙찰되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죠. 카피본인데도 이렇게 높은 값에 판매된 이유가 뭘까요?


참고로 오리지널 XJ13의 값어치는 700만파운드 그러니까 우리돈으로 치면 104억원 정도라고 합니다.


우선, 아주 귀한 모델이라는 점입니다. 오리지널 재규어 재규어 XJ13은 르망을 염원한 재규어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었습니다. 12기통 엔진을 얹어 1966년 프로토타입으로 딱 1대가 만들어졌죠. 말콤 세이어(Malcolm Sayer)라는 걸출한 인물이 디자인했고 월리엄 헤인즈(William Heynes)라는 대가가 설계를 맡았죠. C-타입, D-타입과 달리 미드십 구성이었어요. 르망 우승을 위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모기업의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르망 참여의 뜻을 이루진 못했습니다. 그리고 1971년 재규어의 첫 V12 모델 양산 모델(시리즈 3 E-타입)이 나왔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한 홍보 영상을 촬영하다가 그만 사고를 당해  큰 상처를 입었죠. 이후 몇몇 업체의 손에서 수리되긴했지만 초기의 스펙을 그대로 재현하진 못했습니다. 

 

이런 아픈 사연을 담고 있는 XJ13이지만 존재가 슬프진 않습니다. 자동차 수집가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요. 오리지널은 단 한대만 나온터라 이제 가질수도 없어요. 해서 많은 레플리카가 만들어졌고 지금도 만들고 있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레플리카라고 해서 모두 동급으로 치진 않습니다. 명품 카피도 등급이 있듯이 레플리카도 완성도에 따라서 수천만에서 수억원을 호가하기도 하지요.


이번에 RM 옥션에 나온 XJ13 레플리카는 ‘Tempero Coach and Motors Co.’란 곳에서 만든 물건입니다. 총 6대의 레플리카를 제작했는데 보디 패널은 물론이고 기술적인 부분과 소재까지도 오리지널 XJ13과 동일하게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는군요. 특히, 알루미늄 보디와 모노코크, 실내의 가죽 인테리어의 무게와 수치 등이 정확히 같다고 합니다. 


파워트레인도 오리지널에 가깝습니다. 500마력 이상의 출력을 자랑하는 재규어의 V12 5.3리터 엔진에 ZF DS5/2 5단 변속기를 연결해 최고속도 320km/h를 냅니다.  


이런 정성 때문인지 이 레플리카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재규어 북미 팬클럽 이벤트에서 다양한 수상을 거뒀습니다. 그리고 올해 RM 옥션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죠. 경매가 열리기 전 예상했던 낙찰가가 35만유로(약 4억 6,740만원) 정도였는데 실제 경매에선 그보다 훨씬 비싼 43만유로(약 5억 7,400만원)에 낙찰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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