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도의 제왕으로 불리웠던 국산차, 르망 이름셔

작성자 정보

  • 쿰페르트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27,933 조회
  • 3 댓글
  • 8 추천
  • 목록

본문

지금이야 그 위세가 크게 쪼그라들었지만 GM대우의 전신인 대우 시절엔 현대를 위협하는 소형차 라인업을 보유했었죠. 바로 르망 시절이었습니다.  

대우의 첫 월드카 프로젝트의 산물이기도 했던 르망은 GM 산하 독일 메이커였던 오펠이 개발하고 대우 부평공장과 창원 공장에서 생산해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폰티악)까지 진출했던 주인공입니다. 86년 7월부터 국내에서 1997년 상반기 단종 될 때까지 총 105만 대가 생산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죠. 

오펠 카데트 E 형을 베이스로 만들었고 4기통 1.6과 2.0 엔진을 기준으로 만들어졌지만 국내의 세금 문제로 1.5리터로 다운사이징 하는 우여곡절을 겪게 됩니다. 4도어 세단이 먼저 나왔고 3개월 뒤에 3도어 해치백인 르망 레이서가 추가되었고, 88년에 5도어가 등장했습니다.   

독일에서 골프를 겨냥해 만들었기 때문이 기본기가 단단했어요. 국내에선 경쟁 차종이었던 현대 엑셀보다 달리는 맛이 좋아 젊고 스타일 좋아하는 고객층에 어필했습니다. 이런 이미지를 발판으로 마이카에 첫발을 내딛던 소비자를 유혹해 포니 액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리고, 1991년 르망 임팩트 기반의 고성능 버전을 판매했는데, 그것이 전설이 된 르망 이름셔(LeMans Irmscher)입니다. 알려진 것처럼 이름셔는 GM 계열의 자동차를 전문으로 다뤘던 독일의 튜닝회사(지금도 활동하고 있어요)입니다. 1968년 랠리 드라이버이자 엔지니어였던 귄터 이름셔(Günther Irmscher)가 자신의 이름을 따 설립했습니다.  

르망 이름셔는 앞뒤에 에어댐(뜨거운 물로 복원이 가능한 형상 기억 물질 첨가)을 설치해 기본형과 확실한 시각적 차이를 강조했죠. 헤드램프도 4개의 원형으로 바꿔 달았습니다. 이름셔 전용의 휠과 레카로 시트도 이 차를 다른 르망과 구분 짓는 요소였습니다.  

파격적인 외모에 맞춰 내실도 다졌습니다. 1.6리터 엔진 대신 이름셔의 은혜를 입은 2.0 튜닝 엔진(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19.0kgm)을 얹었고 서스펜션은 포르쉐가 조율했지요. 이런 노력으로 가속력은 당시 터보를 얹었던 현대 스쿠프급으로 빨랐고 코너링에선 국내에서 라이벌을 찾을 수 없을 정도의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습니다. 최고 속도는 185km/h로 알려짐. 마니아들은 이를 두고 ‘공도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어요.  

4도어 세단과 3도어 형태의 보디를 사용했고 5도어 모델은 이름셔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개성적인 스타일과 뛰어난 성능으로 혹했지만 이것이 시장에서 성공으로 이어지진 못했습니다. 거의 모든 부분을 수입 부품을 쓴 탓에 값이 상당했죠. 에어컨, 파워핸들, 알로이 휠, 이퀄라이저 오디오 시스템 등을 기본으로 포함해 990만원부터 시작했습니다. 몇몇 옵션을 더하면 1천만원을 훌쩍 넘었죠. 당시 판매되던 뉴 쏘나타(2세대 페이스리프트) 2.0 GLSi의 값이 1,096만원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얼마나 비싼 값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이런 부분으로 판매량은 극히 저조했고 1년여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죠. 현재 총 4대만 국내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네요.  

국내 자동차 계에서 이단아로 불리는 르망 이름셔. 짧은 생을 살았지만, 강렬한 이미지를 남긴 주인공이었습니다. 

 



쿰페르트 레벨 25
99%

관련자료

  • 서명
    오토스파이넷 2기 운영진입니다. 앞으로 많은 자료 올리겠습니다 ^^ 제 블로그는 http://weeklyca.blog.me/
댓글 3

코트라님의 댓글

  • 코트라
  • 작성일
중간 사진은 오펠 카데타네요

딴지님의 댓글

  • 딴지
  • 작성일
딴지를 하나만 걸자면, 당시에 르망 이름셔는 '공도의 제왕'이라고 불린 일이 없습니다.

뭐가 문제인가 하면 .......

그 당시에는 '공도'라는 단어가 없었지요. '공도'는 한국어가 아니라 일본 표현인데 르망 이름셔 발매 후 몇 년이나 지나서 '이니셜 D'라는 만화가 나왔고, 이 만화가 한국에 번역되어 들어오면서 그때부터 '공도'라는 일본식 단어가 우리나라에도 퍼지게 된 것이죠.

딴지님의 댓글

  • 딴지
  • 작성일
따라서, '공도의 제왕'이라는 말은 시대 고증에 맞지 않습니다.

'XX의 제왕'이기는 한데 앞에 들어가는 XX에 다른 단어가 들어가 있었지요.

 

 


전체 346 / 3 페이지
RSS
  • Koenigsegg CCGT, CCXR 댓글 3
    등록자 최택진
    등록일 03.05 조회 41077 추천 0

    Koenigsegg는 3/6일부터 시작되는 이 모터쇼에서 두 가지 파생 모델과 2007년형 CCX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CCGT는 GT1 레이스…

  • 다이너스티보다 바쌌던 쌍용 무쏘 500 리미티드 한정판 댓글 10
    등록자 쿰페르트
    등록일 05.24 조회 41008 추천 17

    쌍용 무쏘는 지금봐도 어색하지 않은 세련된 스타일로 국내 프리미엄 SUV를 주름잡던 모델이죠. 1993년 데뷔해 SUV에 디자인 감각을 심었다고…

  • BUGATI EB110 관련 글 번역입니다. 댓글 1
    등록자 최택진
    등록일 04.06 조회 40380 추천 0

    AutoZine의 글을 번역해봤습니다. Bugatti EB110 (1992) 1947년 에토레 부가티가 사망한뒤, 부가티는 급속히 쇠락하여 결국…

  • 탑기어 제레미 클락슨의 부가티 베이론 16/4 시승 및 뒷 이야기 댓글 2
    등록자 이종석
    등록일 11.30 조회 37318 추천 1

    최근에 영국 탑기어 사회사 제레미 클락슨이 부가티 베이론에 16/4를 시승하고 쓴 기사가 11월 27일짜 타임즈온라인 영국 인터넷 뉴스에 올라온…

  • Neonian Driving School
    등록자 권동문
    등록일 10.12 조회 36196 추천 0

    10월 둘째주 주말 문막 소제의 발보린 파크에서는 동호회 창립 10주년을 맞는 클럽 J2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드라이빙 스쿨이 열였었다. 클럽…

  • 대박! 컨셉카 T2X 지엠대우 개발기 댓글 24
    등록자 카매니아
    등록일 07.20 조회 36170 추천 0

    지엠대우에서 개발했다는 대박! 컨셉카 T2X 에 대한 내용이 http://www.cardesignnews.com 에 기사화 됐네요.. 지엠 대우…

  • Aerodynamics에 의한 racing car 사고들... 댓글 5
    등록자 이종석
    등록일 01.23 조회 35992 추천 1

    98년 미국 르망에서 포르세 GT98이 작은 언덕을 내려 오자 마자 공중제비를 하고 부서지는 사고를 보셨을 겁니다. 이외에도 99년 메르세데스 …

  • Koenigsegg 홈페이지 갱신....(CCX정보) 댓글 4
    등록자 최택진
    등록일 03.01 조회 35948 추천 0

    Koenigsegg 홈페이지에 신형 CCX와 관련항 정보(광고?)가 떴더군요. 대강 요약해 보자면... 앞범퍼 디자인을 바꾸어 2.5mile/h…

  • 포르쉐의 흑역사, 못생긴 C88을 왜 만들었을까요? 댓글 6
    등록자 쿰페르트
    등록일 12.29 조회 35682 추천 9

    포르쉐라고 하면 차에 관심 업는 사람들조차 스포츠카의 대표주자라고 알 만큼 그 인지도가 상당합니다. ‘스포츠카=포르쉐’라는 인식이 자리잡은 지 …

  • 차량소유자가 알아야 할 폐차상식
    등록자
    등록일 12.19 조회 35456 추천 0

    한국자동차폐차업협회(www.kasa.or.kr)는 일반적으로 차량소유자들이 폐차에 대한 기본 상식이 없어 실제 본인차량을 폐차하면서 추가비용 부…

최근글


새댓글


배너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