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도의 제왕으로 불리웠던 국산차, 르망 이름셔

작성자 정보

  • 쿰페르트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28,536 조회
  • 3 댓글
  • 8 추천
  • 목록

본문

지금이야 그 위세가 크게 쪼그라들었지만 GM대우의 전신인 대우 시절엔 현대를 위협하는 소형차 라인업을 보유했었죠. 바로 르망 시절이었습니다.  

대우의 첫 월드카 프로젝트의 산물이기도 했던 르망은 GM 산하 독일 메이커였던 오펠이 개발하고 대우 부평공장과 창원 공장에서 생산해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폰티악)까지 진출했던 주인공입니다. 86년 7월부터 국내에서 1997년 상반기 단종 될 때까지 총 105만 대가 생산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죠. 

오펠 카데트 E 형을 베이스로 만들었고 4기통 1.6과 2.0 엔진을 기준으로 만들어졌지만 국내의 세금 문제로 1.5리터로 다운사이징 하는 우여곡절을 겪게 됩니다. 4도어 세단이 먼저 나왔고 3개월 뒤에 3도어 해치백인 르망 레이서가 추가되었고, 88년에 5도어가 등장했습니다.   

독일에서 골프를 겨냥해 만들었기 때문이 기본기가 단단했어요. 국내에선 경쟁 차종이었던 현대 엑셀보다 달리는 맛이 좋아 젊고 스타일 좋아하는 고객층에 어필했습니다. 이런 이미지를 발판으로 마이카에 첫발을 내딛던 소비자를 유혹해 포니 액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리고, 1991년 르망 임팩트 기반의 고성능 버전을 판매했는데, 그것이 전설이 된 르망 이름셔(LeMans Irmscher)입니다. 알려진 것처럼 이름셔는 GM 계열의 자동차를 전문으로 다뤘던 독일의 튜닝회사(지금도 활동하고 있어요)입니다. 1968년 랠리 드라이버이자 엔지니어였던 귄터 이름셔(Günther Irmscher)가 자신의 이름을 따 설립했습니다.  

르망 이름셔는 앞뒤에 에어댐(뜨거운 물로 복원이 가능한 형상 기억 물질 첨가)을 설치해 기본형과 확실한 시각적 차이를 강조했죠. 헤드램프도 4개의 원형으로 바꿔 달았습니다. 이름셔 전용의 휠과 레카로 시트도 이 차를 다른 르망과 구분 짓는 요소였습니다.  

파격적인 외모에 맞춰 내실도 다졌습니다. 1.6리터 엔진 대신 이름셔의 은혜를 입은 2.0 튜닝 엔진(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19.0kgm)을 얹었고 서스펜션은 포르쉐가 조율했지요. 이런 노력으로 가속력은 당시 터보를 얹었던 현대 스쿠프급으로 빨랐고 코너링에선 국내에서 라이벌을 찾을 수 없을 정도의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습니다. 최고 속도는 185km/h로 알려짐. 마니아들은 이를 두고 ‘공도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어요.  

4도어 세단과 3도어 형태의 보디를 사용했고 5도어 모델은 이름셔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개성적인 스타일과 뛰어난 성능으로 혹했지만 이것이 시장에서 성공으로 이어지진 못했습니다. 거의 모든 부분을 수입 부품을 쓴 탓에 값이 상당했죠. 에어컨, 파워핸들, 알로이 휠, 이퀄라이저 오디오 시스템 등을 기본으로 포함해 990만원부터 시작했습니다. 몇몇 옵션을 더하면 1천만원을 훌쩍 넘었죠. 당시 판매되던 뉴 쏘나타(2세대 페이스리프트) 2.0 GLSi의 값이 1,096만원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얼마나 비싼 값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이런 부분으로 판매량은 극히 저조했고 1년여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죠. 현재 총 4대만 국내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네요.  

국내 자동차 계에서 이단아로 불리는 르망 이름셔. 짧은 생을 살았지만, 강렬한 이미지를 남긴 주인공이었습니다. 

 



쿰페르트 레벨 26
95%

관련자료

  • 서명
    오토스파이넷 2기 운영진입니다. 앞으로 많은 자료 올리겠습니다 ^^ 제 블로그는 http://weeklyca.blog.me/
댓글 3

코트라님의 댓글

  • 코트라
  • 작성일
중간 사진은 오펠 카데타네요

딴지님의 댓글

  • 딴지
  • 작성일
딴지를 하나만 걸자면, 당시에 르망 이름셔는 '공도의 제왕'이라고 불린 일이 없습니다.

뭐가 문제인가 하면 .......

그 당시에는 '공도'라는 단어가 없었지요. '공도'는 한국어가 아니라 일본 표현인데 르망 이름셔 발매 후 몇 년이나 지나서 '이니셜 D'라는 만화가 나왔고, 이 만화가 한국에 번역되어 들어오면서 그때부터 '공도'라는 일본식 단어가 우리나라에도 퍼지게 된 것이죠.

딴지님의 댓글

  • 딴지
  • 작성일
따라서, '공도의 제왕'이라는 말은 시대 고증에 맞지 않습니다.

'XX의 제왕'이기는 한데 앞에 들어가는 XX에 다른 단어가 들어가 있었지요.

 

 


전체 349 / 21 페이지
RSS
  • 하드탑 스타일 차량의 누수현상 댓글 6
    등록자 김일두
    등록일 09.04 조회 14523 추천 13

    뉴000 XG는 H사에서 생산하는 고급승용차의 대명사 입니다.그런데 그런 차가 세차시 물이 샌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게다가 수리를 아무리해도 고쳐…

  • 전기차로 변신한 알파로메오 줄리아 GT
    등록자 쿰페르트
    등록일 03.30 조회 14578 추천 1

    과거의 차를 데뷔 당시로 완벽하게 복원하는 차원이 아니라, 최신 장비를 넣고 디자인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가치를 높이는 작업을 ‘RESTOMO…

  • 포르쉐, 파나메라에 선보인 혁신적 기술 공개
    등록자
    등록일 03.23 조회 14579 추천 0

    포르쉐 AG는 공식 발표 무대인 상하이 모터쇼에 앞서 최정상 그란투리스모 모델 파나메라에 적용된 첨단 신기술을 공개한다. 파나메라는 고성능 럭셔…

  • 기아차 산타크루즈보다 큰 픽업 개발 중 댓글 1
    등록자 수퍼맨7
    등록일 07.29 조회 14771 추천 5

    전세계적으로 픽업 트럭의 수요가 점점 늘어 나고 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픽업보다는 픽업과 SUV의 성격을 결합한 크로스오버 형태의 수요가 늘고…

  • 시빅 타입 R 엔진으로 부활한 혼다 S2000 레스토모드, 이베이시브 S2000R 댓글 5
    등록자 쿰페르트
    등록일 04.23 조회 14858 추천 0

    S2000은 NSX와 함께 혼다의 명작으로 통하는 모델이죠. 심지어 혼다가 손해보면 팔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이익보다는 자부심에 초점을 맞…

  • 단 3대만 생산되는 토요타 GR 수프라 GT4 100 에디션 댓글 5
    등록자 쿰페르트
    등록일 09.12 조회 14873 추천 1

    토요타의 모터스포츠 담당, GR 레이싱이 특별한 수프라를 선보였습니다. GT4 레이스카에서 영감을 얻은 'GR 수프라 GT4 100' 에디션입니…

  • 스티그 기록 깬 트랙터 등장 댓글 1
    등록자 수퍼맨7
    등록일 06.28 조회 14927 추천 1

    JCB 회사가 있습니다. 농업용 트랙터를 만드는 기업인데 좀 유별납니다. 다른 업체보다 고급스럽고 빠른 트랙터를 지향합니다. 40~80km/h …

  • 카피본인데 5억 넘는 재규어가 있다(?)
    등록자 쿰페르트
    등록일 09.01 조회 15025 추천 2

    레플리카(Replica)라는 말이 있습니다. 단어적 의미로는 그림이나 조각 따위에서, 원작자가 손수 만든 사본을 뜻하죠. 따라서 짝퉁과는 좀 구…

  • 체코에서 만든 오프로드 캠핑버스, 프리터리언 오버랜드 댓글 2
    등록자 오토스
    등록일 11.19 조회 15051 추천 1

    오프로더와 캠퍼를 모두 만족시킬만한 모델이 나왔습니다. 이 웅장한 버스를 만든 곳은 2016는 체코에서 탄생한 토르서스(TORSUS)라는 곳입니…

  • 랭글러와 콜벳의 이종교배 버기카 댓글 1
    등록자 쿰페르트
    등록일 05.06 조회 15081 추천 0

    독특한 모양의 오프로드 주행용 커스텀 모델이 매물로 나왔습니다. 주인공은 콜벳 버기(Buggy)입니다.쉐보레와는 공식적으로 관련이 없고 개인이 …

최근글


새댓글


배너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