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도의 제왕으로 불리웠던 국산차, 르망 이름셔

작성자 정보

  • 쿰페르트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28,610 조회
  • 3 댓글
  • 8 추천
  • 목록

본문

지금이야 그 위세가 크게 쪼그라들었지만 GM대우의 전신인 대우 시절엔 현대를 위협하는 소형차 라인업을 보유했었죠. 바로 르망 시절이었습니다.  

대우의 첫 월드카 프로젝트의 산물이기도 했던 르망은 GM 산하 독일 메이커였던 오펠이 개발하고 대우 부평공장과 창원 공장에서 생산해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폰티악)까지 진출했던 주인공입니다. 86년 7월부터 국내에서 1997년 상반기 단종 될 때까지 총 105만 대가 생산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죠. 

오펠 카데트 E 형을 베이스로 만들었고 4기통 1.6과 2.0 엔진을 기준으로 만들어졌지만 국내의 세금 문제로 1.5리터로 다운사이징 하는 우여곡절을 겪게 됩니다. 4도어 세단이 먼저 나왔고 3개월 뒤에 3도어 해치백인 르망 레이서가 추가되었고, 88년에 5도어가 등장했습니다.   

독일에서 골프를 겨냥해 만들었기 때문이 기본기가 단단했어요. 국내에선 경쟁 차종이었던 현대 엑셀보다 달리는 맛이 좋아 젊고 스타일 좋아하는 고객층에 어필했습니다. 이런 이미지를 발판으로 마이카에 첫발을 내딛던 소비자를 유혹해 포니 액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리고, 1991년 르망 임팩트 기반의 고성능 버전을 판매했는데, 그것이 전설이 된 르망 이름셔(LeMans Irmscher)입니다. 알려진 것처럼 이름셔는 GM 계열의 자동차를 전문으로 다뤘던 독일의 튜닝회사(지금도 활동하고 있어요)입니다. 1968년 랠리 드라이버이자 엔지니어였던 귄터 이름셔(Günther Irmscher)가 자신의 이름을 따 설립했습니다.  

르망 이름셔는 앞뒤에 에어댐(뜨거운 물로 복원이 가능한 형상 기억 물질 첨가)을 설치해 기본형과 확실한 시각적 차이를 강조했죠. 헤드램프도 4개의 원형으로 바꿔 달았습니다. 이름셔 전용의 휠과 레카로 시트도 이 차를 다른 르망과 구분 짓는 요소였습니다.  

파격적인 외모에 맞춰 내실도 다졌습니다. 1.6리터 엔진 대신 이름셔의 은혜를 입은 2.0 튜닝 엔진(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19.0kgm)을 얹었고 서스펜션은 포르쉐가 조율했지요. 이런 노력으로 가속력은 당시 터보를 얹었던 현대 스쿠프급으로 빨랐고 코너링에선 국내에서 라이벌을 찾을 수 없을 정도의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습니다. 최고 속도는 185km/h로 알려짐. 마니아들은 이를 두고 ‘공도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어요.  

4도어 세단과 3도어 형태의 보디를 사용했고 5도어 모델은 이름셔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개성적인 스타일과 뛰어난 성능으로 혹했지만 이것이 시장에서 성공으로 이어지진 못했습니다. 거의 모든 부분을 수입 부품을 쓴 탓에 값이 상당했죠. 에어컨, 파워핸들, 알로이 휠, 이퀄라이저 오디오 시스템 등을 기본으로 포함해 990만원부터 시작했습니다. 몇몇 옵션을 더하면 1천만원을 훌쩍 넘었죠. 당시 판매되던 뉴 쏘나타(2세대 페이스리프트) 2.0 GLSi의 값이 1,096만원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얼마나 비싼 값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이런 부분으로 판매량은 극히 저조했고 1년여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죠. 현재 총 4대만 국내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네요.  

국내 자동차 계에서 이단아로 불리는 르망 이름셔. 짧은 생을 살았지만, 강렬한 이미지를 남긴 주인공이었습니다. 

 



쿰페르트 레벨 26
95%

관련자료

  • 서명
    오토스파이넷 2기 운영진입니다. 앞으로 많은 자료 올리겠습니다 ^^ 제 블로그는 http://weeklyca.blog.me/
댓글 3

코트라님의 댓글

  • 코트라
  • 작성일
중간 사진은 오펠 카데타네요

딴지님의 댓글

  • 딴지
  • 작성일
딴지를 하나만 걸자면, 당시에 르망 이름셔는 '공도의 제왕'이라고 불린 일이 없습니다.

뭐가 문제인가 하면 .......

그 당시에는 '공도'라는 단어가 없었지요. '공도'는 한국어가 아니라 일본 표현인데 르망 이름셔 발매 후 몇 년이나 지나서 '이니셜 D'라는 만화가 나왔고, 이 만화가 한국에 번역되어 들어오면서 그때부터 '공도'라는 일본식 단어가 우리나라에도 퍼지게 된 것이죠.

딴지님의 댓글

  • 딴지
  • 작성일
따라서, '공도의 제왕'이라는 말은 시대 고증에 맞지 않습니다.

'XX의 제왕'이기는 한데 앞에 들어가는 XX에 다른 단어가 들어가 있었지요.

 

 


전체 349 / 11 페이지
RSS
  • 테슬라 1회 충전 1,000km 이상 달리는 로드스터 개발 댓글 2
    등록자 쿰페르트
    등록일 04.30 조회 20170 추천 2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에 흥미로운 사실을 올렸습니다. SNS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그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과 테슬라에 대한 토론을 즐…

  • 시대가 바뀌어 버려야할 운전 기술들 댓글 13
    등록자 탑보드
    등록일 08.21 조회 9137 추천 2

    기술이 발전하면서 예전에 각광받던 습관들이 이제 쓸모 없거나 오히려 더 안좋은 경우가 되곤 하지요.자동차의 운전 기술도 그중 하나인데요. 과거에…

  • 가장 오래된 포르쉐는 얼마나 할까요? 댓글 4
    등록자 쿰페르트
    등록일 05.15 조회 19648 추천 2

    포르쉐의 첫 번째 모델은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이 356을 꼽습니다. 양산차 중 처음으로 포르쉐 배지를 단 모델이니까요. 하지만 이보다 먼저 포…

  • 현대자동차 미래와 제네시스; Hyundai Genesis 댓글 15
    등록자 박태수
    등록일 01.10 조회 47813 추천 2

    다음은 현대 제네시스에 대한 외국 잡지 등의 평가를 의역, 정리한 것입니다. 실제로, 럭셔리 시장에 뛰어든 최초 모델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

  •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디자인 공개
    등록자 수퍼맨7
    등록일 06.03 조회 14052 추천 2

    트랙스로 소형 SUV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쉐보레가 새로운 모델로 소형 SUV 시장을 노린다는 소식입니다.최근 쉐보레의 공식 보도에…

  • 랭글러 짝퉁 오명 벗을까? 마힌드라 비전 타르.e(Vision Thar.e) 콘셉트 댓글 5
    등록자 쿰페르트
    등록일 08.25 조회 9913 추천 2

    한때 KG 모빌리티의 전신인 쌍용차를 손에 넣기도 했던 인도의 자동차 회사, 마힌드라가 새로운 도전에 나섭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자동차 …

  • J100 디자인을 분석해보았습니다:) 댓글 16
    등록자 Lutch
    등록일 08.03 조회 9439 추천 2

    안녕하세요! 오늘도 인사드립니다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J100 스케치를 토대로 보았을 때 흥미로운 점들을 알아보았습니다역시 저 개인의 관점일 …

  • 14억짜리 포드 울티메이트 GT, GT MK II 댓글 2
    등록자 수퍼맨7
    등록일 07.05 조회 13209 추천 2

    포드 GT가 끝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네요. 그도 그럴 것이 포드에게 GT는 남다른 의미니까 쉽게 놔줄리가 없겠죠.알려진 것처럼 포드는 1…

  • 재규어 XJ 전기차 2021년 생산 계획 댓글 3
    등록자 수퍼맨7
    등록일 07.15 조회 13253 추천 2

    재규어가 전기차에 대한 새로운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전기차로 변신을 앞둔 차세대 XJ가 영국 캐슬 브롬위치(Castle Bromwi…

  • 랜드로버 아이콘, 3가지 보디 타입으로 등장 댓글 2
    등록자 수퍼맨7
    등록일 07.30 조회 12660 추천 2

    전 세계 SUV 마니아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모델이 랜드로버 디펜더죠. 1948년에 등장한 시리즈 1의 전통을 계승한 모델이에요. 지프 랭글러보…

최근글


새댓글


배너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