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그랜저의 굴욕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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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체인지 버금가는 페이스리프트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다시금 국민차 대접을 받고 있는 주인공이 바로 그랜저죠.


물론, 이런 인기가 하루아침에 이뤄진 건 아닙니다. 이번이 6세대이고 가장 먼저 등장한 1세대 그랜저의 데뷔는 1986년 7월 24일이었으니까 국내 모델 중에서도 역사가 긴 편에 속합니다.


긴 시간만큼 환희의 순간과 함께 아쉬운 순간도 있었는데요. 많은 매체들이 성공 스토리만 줄기차게 쓰고 있으니 전 좀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바로 그랜저 역사의 옥에 티입니다. 슈퍼스타들도 감추고 싶은 시절이 있듯, 지금 잘나가는 그랜저도 한때 굴욕적인 시절이 있었습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3세대 그랜저(그랜저 XG)의 등장부터 이야기해보죠. 이는 1998년 10월 1일 국내에서 정식으로 데뷔했습니다. 1995년부터 약 4,600억원을 투자해 만든 현대의 야심작이었죠. 


1~2세대가 일본 미쓰비시의 영향권에 있었던 것과 달리 3세대 그랜저는 EF 쏘나타 플랫폼으로 개발된 독자 모델입니다. 후속 모델의 덩치가 전보다 커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3세대의 길이는 4,865mm로 2세대 그랜저(4,980mm)보다 줄었습니다. 


여기엔 이유가 있는데, 당초 마르샤 후속으로 포지션을 정해 개발되었기 때문입니다. 마르샤의 판매량이 신통치 않아 그랜저의 차명을 받게 되었지만 태생이 그랜저 적자는 아니었던 셈이에요.


그랜저의 사이즈가 줄면서 성격도 바뀌게 됩니다. 기존 그랜저가 뒷좌석을 중시하는 쇼퍼 드리븐 성격이었다면, 3세대부턴 오너 드리븐 성격이 강하게 되었지요. 기존 쇼퍼 드리븐카의 바통은 다이너스티와 에쿠스가 이어받았습니다. 


급하게 바꾼 성격은 기막힌 반전을 가져옵니다. 전보다 대중적이었기 때문에 더 많은 고객을 맞을 수 있었지요. 출시 이듬해인 1999년 3만 9천여 대가 팔렸고 4세대 등장 전까지 약 31만 1천 대나 팔리면서 2세대보다 89%나 더 많은 판매고를 올렸죠. 


고비도 있었습니다. 바로 3년이 조금 지난 시점인 2002년 등장한 그랜저 XG 페이스리프트 모델(뉴 그랜저 XG)입니다. 손질한 디자인에서 혹평을 들으며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긴 그랜저 역사에 가장 굴욕적인 순간이었지요.


특히, ‘L’자 모양으로 바꾼 테일램프 디자인에 비난이 집중되었습니다. XG의 램프에 벤츠 E 클래스(W210) 테일램프를 짜깁기했다며 이른바 '개악'(改惡)이라는 혹평 내었습니다. 후면 번호판이 종전과 달리 트렁크에 부착된 점도 지적받았어요. 


이런 시각은 국내보다 미국에서 더 커 딜러들이 판매하기 어렵다며 거부하는 사태까지 일어났습니다. 그들은 페이스리프트 된 뉴 그랜저 XG 대신 구형 모델인 그랜저 XG를 끝까지 고집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국내에선 공급을 중단한 구형 모델을 계속 수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현대차의 대응이 빨라 피해를 최소화합니다. 2003년 7월 7일에 서둘러 2004년 연식변경 모델을 통해 ‘L’자 테일램프를 지웠습니다. 한바탕 촌극을 벌였지만, 이런 적극적인 대응 덕분에 그랜저의 성공 스토리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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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개 / 1페이지

비공정님의 댓글

3세대 그렌져 명차인듯 합니다. 1999년 출고하여 2019년 까지 20년 40만 킬로정도 타는동안 큰 말썽없이 너무 잘 탓습니다.

운빨님의 댓글의 댓글

[@비공정] 뽑기운이 좋으셨던 겁니다 제 주변에만도 이 차때문에 정비소 들락 거리다 치를 떤 분들이 한둘이 아니거든요 초기 디자인은 뭐 맘에 들었지만 기술적으로는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기 때문인지 마루타가 된 느낌이었어요

쿰페르트님의 댓글의 댓글

[@비공정] 관리를 정말 잘 하셨네요 보통은 부식 문제로 오래 가지고 있기 어려운 모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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