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넘치는 얼굴에 만만치않은 성능 - TT쿠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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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은 기회에 사진촬영 장소에서 만난 아우디 TT 쿠페...은색의 TT를 실제로 처음 보는 순간 입이 딱 벌어졌다. 사진으로만 볼때 느꼈던 그저 귀여운 차라는 느낌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페라리 같은 날렵한 스포츠카를 원하는 사람들의 구미에는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단지 달리는 즐거움 그 이상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이처럼 매력적인 모델도 없으리라.

TT는 A4, A6, A8 등에서 보아왔던 모범생 같은 중후한 세단의 이미지를 잃지 않으면서도, 포르쉐나 비틀처럼 앙증맞은 이미지까지 두루 갖추고 있으며, 그 균형잡힌 몸매와 두눈을 부릅뜨고 노려보는 듯한 표정의 생김새는 나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사진작가의 촬영이 계속되는 동안 TT의 주변을 돌며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 우선 눈에 들어오는 것은 라디에이터 그릴에 부착되어 있는 아우디 엠블럼이었다.

마치 자신이 아우디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자랑이라도 하듯 작은 차체에 비해 조금은 커보이는 엠블렘이 유난히 돋보인다. 클리어 렌즈와 전도식 높이 조절 장치로 악천후에도 밝은 시야를 제공하는 프로젝션 방식의 헤드램프는 TT의 개성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듯 강렬한 인상을 준다.

차의 엉덩이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연료주입구가 유난히 눈에 띈다. 투스카니에서 따라했다 하여 한동안 말이 많던 알루미늄 장식의 연료주입구는 역시 TT에 달려 있을때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 같다. 차량 후면의 TT 엠블렘 또한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오른쪽에만 후진등이 하얗게 투명처리 되어있는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 또한 특이하면서도 후방차량에게 감속의사를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시원하게 디자인 되어있다. 다른 차에 비해 유난히 크게 느껴지는 7 x 16 규격의 5-스포크 디자인의 주조 알루미늄 휠과 205/55R 16W 타이어는 이 차가 디자인 뿐만 아니라 달리기 성능에도 중점을 두었음을 대변해 준다.

복사가 불가능한 도난방지코드가 있는 리모콘키는 도어와 윈도우, 트렁크를 개폐 할 수 있으며 에쿠스에 제공되는 리모콘키와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차에 오르기 위해 운전석 문을 열자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미끄럼 방지용 플라스틱 커버와 TT엠블렘이 새겨진 알루미늄 패널이 장착된 엔트랜스 패널이 그것이다. 고급 스포츠 쿠페라는 이미지를 살리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TT의 운전석에 올랐다. 버킷형태의 천연가죽으로 된 시트는 몸을 감싸주는 동시에 촉감 또한 좋다. 통일된 디자인의 스포츠 페달과 풋레스트는 참 깔끔하게 처리되어 있다. 도어 핸들, 실내 환기구, 변속레버 및 게이트, 계기반, 스티어링 휠 등은 알루미늄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메탈릭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크게 어필 할 수 있을듯 하다. 조명조절, 냉각수 및 외부온도계, 엔진 회전수, 디지털 시계, 비대칭 속도계, 구간 거리계 및 총주행 거리계, 연료 게이지, 각종 경고등 등이 표시되는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장단점을 각각 가지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시원한 느낌을 주게 배열되어 있지만 자세한 내용들을 살펴보기에는 좀 작고 조잡한 느낌도 주기 때문이다. 실내 인테리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센터페시아이다.

TT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새겨진 카세트 커버를 만들어 놓은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 덕분에 잘 정돈된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알루미늄 게이트 링과 고무 게이터, 천연가죽과 알루미늄 링으로 장식되어 있는 변속레버는 요즘 많은 스포츠카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이라 낯설지만은 않다.

3-스포크 디자인에 풀 사이즈 에어백이 내장된 천연가죽 스포츠 스티어링 휠은 좀 크다 싶은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손에 잡히는 느낌만은 안정감을 준다.

출발하기에 앞서 시동을 걸어보았다. 스포츠카라면 당연히 느껴야 하겠지만 TT의 엔진음은 상상외로 부드러우면서 웅장한 느낌을 준다. 이 엔진음은 겉으로만 보았던 작은 TT의 차체 이미지와는 달리 강한 힘을 느끼게 해준다.

시승차량이 로드스터가 아닌 관계로 기분이라도 내기 위해 창문을 모두 내렸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불편한 점이 있었다. 디자인에 너무 충실하려 했던 이유일까? 작은 윈도우 개폐 스위치는 도어트림의 손잡이에 가려 운전중 재빨리 작동하기가 힘들다. 손목을 약간 구부려 작동을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제 기어를 1단으로 넣고 악셀을 밟아 서서히 출발을 해보았다. 평소에 쉽게 타볼 수 없는 차이기에 조심스럽게 천천히 출발을 하였다. 좁은 주차장을 빠져나가기가 결코 쉽지 않다. 덩치가 커서도, 조향이 어려워서도 아니다.

시야가 너무 좁기 때문이다. 보통의 경우 A필라가 너무 두꺼워 시야를 가리는 차들이 많은데 TT의 경우는 양쪽 윈도우의 상하폭이 너무 좁아 시야를 가린다. 좀 답답한 느낌이 들었지만 창문을 크게 만들 경우 TT만의 독특한 디자인을 버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고 조심스레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한강 고수부지로 가기 위해 천호대로로 들어섰다. 다행히도 길이 시원하게 뚫려있어 속도를 내보았다. 게이지가 고장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운 가속성능을 보여준다.

무거운 차들을 많이 몰아보았던 본인의 운전습관상 TT의 변속시점이 너무 빠른 것 같은 생각도 들었지만 0→100km/h 7.8초의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선 짧은 시간안에 고단기어가 들어가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하지만 TT의 뛰어난 성능도 과속차량 단속 카메라 앞에서는 무너질 수 밖에 없다는 현실에 곧 브레이크 페달로 발이 향해야 했다. 서스펜션은 좀 단단한 느낌이 든다. TT를 타고 비포장을 달릴 일이 흔치만은 않겠지만 도로 사정이 안좋은 곳에서는 차가 튀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교외로 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 얼마 달리지도 못하고 한강 고수부지로 들어섰다. 고수부지에서는 속도를 낼 수가 없어서 드리프트를 시도해 보았다. 그다지 빠르지 않은 속도에서 시도를 하였는데도 멋지게 180도 선회를 하며 힘차게 돌아선다. 아웃사이드 미러로 보이는 뒷배경의 뽀얀 흙먼지에 기분은 이루말할 수 없이 좋았지만, 때마침 옆에서 오뎅을 팔고 계시던 아주머니의 불같은 성화에 성급히 도망을 쳐야했다.

고함이 채 들리기도 전에 벌써 아주머니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TT는 기대대로 당당한 스포츠 쿠페의 자존심을 버리지 않았다.

어렵게 승낙을 받고 나온 시승길이라 오랜 시간 시승을 하지 못하고 핸들을 돌려 다시 출발지점으로 향했다. 아까는 뻥뻥 뚫리던 천호대로가 이번에는 꽉 막혀있다. 그러나 TT를 처음 타 보는 나에게 있어 막히는 길 또한 굉장한 설레임으로 다가온다. 주변의 모든 차들이 TT를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 시승차가 로드스터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맘껏 달릴 수가 없는 기분을 달래고자 반클러치를 써서 굉음을 내며 복잡한 차들 사이를 헤짚고 다니다보니 이놈을 꼭 내차로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어느새 출발지로 돌아와 차에서 내리는 순간까지도 실내 이곳저곳에 박힌 시선이 떨어지질 않는다. 문을 열자 창문이 자동으로 조금 내려갔다가 다시 닫으니 원상태로 올라간다. 문을 열고 닫을 때 윈도우에 가해지는 충격을 없애는 동시에 고무몰딩의 손상을 막기 위한 작은 기술이지만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차의 성능보다도 그러한 작은 기능 하나하나에 매료되기 마련이다. 배기량은 작으면서 덩치만 큰 차들을 선호하는 한국사람들에게도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 김정헌님의 글이 운영자에 의해 옮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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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김동한님의 댓글

  • 김동한
  • 작성일
디자인과 기능을 모두 겸비한 차라구 생각합니다. 질리지 않는 세련된 디자인이라구 생각되는군요....

김상욱님의 댓글

  • 김상욱
  • 작성일
제가 제일 좋아하는 차 입니다..

양한일님의 댓글

  • 양한일
  • 작성일
저의 꿈입니다. 40전에 꼭 살겁니다.^ㅡ^ 물론 튜닝도 뽀대나게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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