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보레 SSR

권규혁 2013-11-29 (금) 12:53 4년전 10029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차종은 이제 진부한 얘기가 되어버린지 오래입니다. 두가지 이상의

세그먼트를 조합해 하나의 차에 구현시키는 것도 이제는 보편화되었지요. 혼합장르형의

자동차들을 살펴보면 서로의 장점을 쉽게 살릴수 있으며 양쪽의 단점은 최소화 할수 있는

차종끼리 조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승용차의 주행감각을 살리며 SUV의 다용도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차종이라든가 일반 SUV보다 키가 크면서 미니밴보다는 컴팩트한 차종,

SUV 이면서 픽업으로 변신이 가능한 차종등 대체로 경트럭에 다른 성격을 가미하는 것이

대세이죠. 시보레 트레일 블레이져의 프레임에 레트로 스타일의 바디를 씌운 SSR은

스포츠 로드스터와 픽업트럭이라는 다소 상반된 성격을 혼합한 크로스오버 비클입니다.

예전에 등장했던 스즈키 X-90의 경우 스포츠 쿠페와 SUV라는 상반된 캐릭터를 작은

차체에 담아내고자 했으나 스포츠카의 실내공간에 SUV의 주행감각등 부모의 단점만

물려받은 기형차로 태어나 단명하고 말았지요.

시보레 SSR을 처음 봤을때 상반된 캐릭터를 얼마나 조화롭게 담아냈을지가 궁금했습니다.

Fq_1.JPG

Fq2(2).JPG

Rq(8).JPG

SSR은 현재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는 차가 없는 특이한 차종이죠. 메이커판 핫로드를

표방한 점에서는 이미 단종된 플리머드 프라울러와 비슷합니다. 프라울러는 분명한 성격의

로드스터였으나 SSR은 픽업트럭과 로드스터를 혼합한 팩토리 핫로드입니다.

과감하면서도 거부감을 유발하지 않는 스타일링과 300마력의 V8엔진, 전동수납식 하드톱등

매력있는 요소를 갖춘 시보레 SSR은 지금 시장에 나와있는 차종중에 가장 특이한 존재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은 이야기일듯 하네요.

Cargo.JPG

기능적인 괌점에서 시보레 SSR을 살펴보면 상당히 비관적이라고 볼수밖에 없습니다.

좁다란 캐빈, 픽업트럭치고는 보잘것 없는 화물공간, 스포츠카라고 보기에는 조금

모자란듯한 동력성능과 운동성능등을 갖추었으나 차를 보는 관점에 따라 스타일링과

엔진음이 주는 감성적인 부분이 단점들을 커버해줄수 있겠지요.

40년대 자동차의 분위기를 간직한 스타일링과 19, 20인치 대구경 휠이 주는 안정감,

스위치 하나로 열리는 하드탑, V8 엔진의 굵직한 배기음등이 이 차의 매력입니다.

Roof.JPG

시보레 SSR 은 아직 쇼룸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모델인데다 이동을 위한 Tool

이라기보다는 즐거움을 위한 Toy의 개념이 강한 차이기때문에 시중에 돌아다니는 차는

몇대 못보았습니다. 2000년 1월 북미 오토쇼에 첫등장한 SSR은 컨셉트카의 모습

그대로 양산화된 차지요. 실내는 레트로한 느낌과 함께 간결하고 현대적인 느낌이 동시에

묻어납니다. 공조스위치는 형상이나 조작 모두 심플하지만 조작감성이 떨어지더군요.

Interior(7).JPG

대시보드 가장 앞쪽에는 차체색상으로 도색된 플래스틱이 둘러쳐져있는데 윈드실드 하단에

반사되어 불편합니다. 시승차의 경우 은색이어서 윈드실드 하단에 뿌옇게 반사되어 마치

김이 서린것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펜더가 튀어나온 스타일링을 재현하기 위해 캐빈의

폭을 줄였으므로 외관사이즈에 비해 실내공간은 숄더룸이 상당히 타이트합니다.

앞뒤방향이나 위아래로의 공간은 부족함이 없으나 좌우폭이 좁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하여 갑갑함을 유발할 수준은 아니며 몸집이 큰 운전자도 수용할만하기는 합니다.

시트는 운전자의 몸을 잘 잡아주지는 못해도 그런대로 편안하고 일반적인 운전상황에서는

충분히 몸을 지탱해줍니다. 어차피 운동성능이 뛰어난 차가 아니므로 쿠션이 단단하고

몸을 잘 잡아주는 시트를 통해서 차의 움직임을 느끼는 부분보다는 푹신한 좌석에 앉아

편하고 분위기있는 크루징을 즐기는 차라는 성격이 엿보이는 부분이죠. 전동시트의 스위치는

측면에 달려있는데 실내폭이 좁다보니 문을 닫았을때 도어와 좌석의 틈새가 좁아 손이 깊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조작이 불편합니다. 저의 작은 손으로도 문을 닫은 상태에서는 시트

조절이 힘드는데 손이 큰 사람들은 시트조정을 하려면 문을 열어야 가능할것 같더군요.

좌석이 낮아 승하차성에서 조금 불리할수밖에 없는데 거기에 폭넓은 발판이 달려있어 타고

내릴때 불편합니다. 차높이가 낮다보니 발판을 밟고 내리기도 어색하고 발판 너머로 발을

짚자니 그것도 좀 불편하거든요. 도어포켓도 없고 글로브 박스와 센터콘솔의 용량도 작아

실내에 마련된 수납공간은 부족합니다. 컵홀더도 미국차치고는 아주 부실하죠.

전방시야는 보통의 승용차와 크게 다를바 없으며 측방과 후방시야는 잘 확보되어있습니다.

화물칸은 픽업트럭 기준으로는 작으나 스포츠카로 보자면 아주 넓으며 카펫과 나무로

마무리되어있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화물칸에는 카고네트가 설치되어있으며

좌우에는 잠글수 있는 별도의 수납공간도 마련되어있더군요. 전동식으로 수납되는 하드탑은

30초 이내에 열거나 닫을수 있습니다. 작동하는 속도가 느리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으나

기계음이 크게 들려 벤츠나 렉서스급과는 대조를 이룹니다.

SideTI.JPG

희소성이 높은데다 스타일링 자체가 파격적이어서인지 시승차를 끌고나가자마자 거리의

시선이 집중되는걸 느낄수 있었습니다. 2002년 시판될 예정이었으나 프로젝트 진행이

늦어져 얼마전에야 쇼룸에 도착하기 시작한 SSR은 시보레 트레일 블레이져와 GMC

엔보이등에 쓰인 GMT-360 플랫폼과 5.3 리터 V 8 엔진을 얹습니다.

Engine(10).JPG

300마력의 최고출력에 비해 2톤을 여유롭게 넘어가는 공차중량과 커다란 뒷타이어, 그리고

기어비 사이의 간격이 넓은 4단 자동변속기가 채용되어 가속반응은 생각만큼 강렬하지는

않더군요. 페달을 밟았을때 차가 반응하는 것이 다소 느린데다 풀드로틀때의 가속감도

기대에 못미쳐 몸이 느끼는 가속감은 제원표의 숫자가 부풀려진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이지만 풍부한 배기음덕분에 귀로 느끼는 가속감은 풍만합니다. A/T 셀렉트레버의

움직임도 다소 뻑뻑한데다 변속기의 작동도 다소 거칠고 정체구간에서는 변속때 차가

움찔거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르렁거리는 미국산 V8 사운드는 듣기좋게 튠이

되어있습니다. 하드커버가 씌워진 화물칸이 공명실처럼 작용하는지 배기음이 적당히

증폭되어 들려오더군요. 지붕을 열었을때나 닫았을때나 이래저래 다양한 소음이 차내로

침투합니다. 하드탑이기 때문에 소프트탑 컨버터블보다는 지붕을 닫았을때의 방음이

잘되어있으나 일반적인 경트럭보다는 풍절음도 크고 노면소음도 많이 전해집니다.

거기에 탄탄하다고 볼수는 없는 차체강성탓에 여기저기서 삐걱대는 소리를 내더군요.

고르지 못한 노면을 지날때면 스티어링휠과 시트, 페달이 조금씩 엇박자로 흔들리는 느낌이

듭니다. 시보레 SSR은 머스탱 컨버터블이나 플리머드 프롤러보다는 조금 높은 차체강성을

보이지만 요즘 컨버터블의 평균치를 살짝 밑도는 느낌이었습니다. 예전에 시보레 트레일

블레이져를 시승했을때 바디 온 프레임 구조에 리지드 액슬 리어 서스펜션을 갖춘 SUV 로는

핸들링이 상당히 좋은 차라는 인상을 받았었습니다. SSR은 낮아진 차체와 광폭타이어를

갖추고 있지만 차체의 전반적인 강성이 조금 뒤지기때문에 핸들링이 정교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바디 온 프레임 방식은 차체가 받는 힘의 상당부분을 프레임에서

부담하지만 바디의 구조도 차체의 강성에 영향을 주지요. 시보레 SSR의 경우 차체

윗부분은 리트랙터블 루프와 토너커버이기때문에 구조물로서의 역할을 해주지 못합니다.

당연히 바디의 강성이 떨어지고 프레임만으로 외력을 부담하기에는 조금 힘이 부치는듯

거친노면을 지날때면 잡소리와 함께 차체가 공진하면서 바퀴의 접지력도 떨어지죠.

스티어링 휠의 무게는 적당하다고 느껴지고 유격도 크지 않으나 피드백이 조금 부족한듯

하고 정확도도 조금 떨어집니다. 서스펜션보다는 타이어의 한계가 높다는 점때문에

코너링 스피드가 높습니다. 하지만 코너링중 거친 노면을 만나면 차체가 공진하는것 뿐만

아니라 서스펜션도 하드해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해주지 못하죠.

평탄한 노면에서는 스포츠카를 표방하는 경트럭답게 좋은 핸들링을 보입니다.

Wheel(3).JPG

2톤이 넘는 무거운 차체가 앞 P255/45R-19/ 뒤 P295/40R-20 의 커다란 타이어를 눌러

주면서 발휘되는 접지력덕분에 묵직하게 코너를 파고듭니다. 낮아진 차체덕분에 무

게중심도 낮아져 경트럭 베이스의 차로는 코너링중에 비교적 심한 가속이나 감속을 해도

조향특성이 변하는 범위가 작습니다. 탄탄한 차체가 주는 날카로운 느낌은 없으나 다소

덜렁대는 속에서 나름대로 믿음직스러운 핸들링을 보이더군요.

Wcar.JPG

시보레 SSR은 모호한 성격의 차입니다. 이것도 저것도 다잡았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그렇다고 단점만 한데 모아놓은 차라고 단정지을수도 없더군요. 차가 가진 기능으로 보면

주특기는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저것 조금씩 하면서 분위기를 잘맞추는 사람같다고나

할까요. 미국인들의 유별난 픽업사랑을 보여주는 시보레 SSR은 어차피 일반대중을 위해

만들어진 차가 아닙니다. 특이한 틈새차종으로 시보레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

주목적인 것이죠. 시보레 SSR은 지붕이 열리는 로드스터로 매력적인 배기음을 갖추고

있으며 두명이 많은 짐을 싣고도 장거리 여행을 다녀오기 좋은 차로 경트럭의 할리

데이비슨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김경희 2003-06-04 (수) 00:00 14년전
맨 마지막사진을 보고야 차체가 큰건지 알았습니다. 위에 사진들은 차가 하도 동글동글하고 귀여워서(?) 커봐야 얼마나 크겠냐 생각했는데 트럭은 트럭이군요.. 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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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2003-06-05 (목) 00:00 14년전
고맙습니다.... 많은 도움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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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경 2003-06-05 (목) 00:00 14년전
아직 사진만 훌터 보고 있습니다만,<BR>이차는 전면부 아주 멋있어 보인다고 생각 합니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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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재학 2003-06-05 (목) 00:00 14년전
오랜만에 네 글을 지면을 통해 보게 됬구나. 갈수록 전문성을 더해가는 네 글에 박수를 보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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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재 2003-06-05 (목) 00:00 14년전
엄청난 퓨전? 이네요.. <BR>누가 디자인 했을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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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규 2003-06-09 (월) 00:00 14년전
맨마지막 사진보고 차가 엄청나게 커서 놀랐네요..위에 사진들 보면 조그만 스포츠카 크기로 보였는데... 차가 큰건지 사람이 작은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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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근 2003-06-09 (월) 00:00 14년전
너무 신기하고 멋있네요. 실용성은 별로 인듯 하지만 정말로 소유해 보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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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근 2003-07-25 (금) 00:00 14년전
이거 한국에서두 살 수 있는뎅  벵켈 모터스가면 있던데 빨강으로 저말 이뻐요<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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