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All Road 콰트로 시승기

박승환 2013-11-29 (금) 12:49 5년전 5989


워드 프로세서로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지금, 스피커를 통해서는 MP3 음악이 재생되고, 메신저를 통해서 수시로 친구와 대화를 나누면서, 열려 있는 여러 개의 인터넷 창에는 관심있는 다양한 정보가 검색되어 있다. 조금 전에 다운 받은 사진 파일을 작업하던 포토샾 창도 열려 있다.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여러 개의 다양한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이런 모습은 이제 우리에게 너무나 낯 익은 광경이다. 물론 이러한 작업방식이 좋은 것 만은 아니다. 우선 많은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려면 컴퓨터의 사양이 뛰어나야 한다. 빠른 CPU와 대용량 메모리, 안정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즉, 시스템을 갖추는데 돈이 많이 든다. 뿐만 아니라 진행되는 작업이 많을수록 작업 속도는 현저히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것은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과거 DOS 체제하에서 단일 작업만 수행해야 하던 세대와 비교한다면 그야 말로 엄청난 발전이다.

이러한 세대의 변화는 자동차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자동차에 의존하거나 혹은 자동차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갈수록 자동차에 기대하는 바도 커지면서 자동차는 더 많은 기능과 장비를 갖추어야만 해 왔다. 이제는 전통적으로 자동차를 구분 짓던 경계를 넘어 다양한 장르의 자동차의 기능을 한데 갖춘 이른바 크로스오버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오늘 만나는 아우디 올로드 콰트로는 이런 크로스오버카의 대표주자라 할 만하다.
우선 간단히 요약하자면, 스포츠카에서 가져온 엔진을 얹고, 주행 안정성과 험로 주차능력을 키워주는 4륜 구동 시스템을 장착하고, 상황에 따라 지상고를 조절할 수 있는 에어 서스펜션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어른 5명이 타도 넉넉한 실내 공간과 레저 활동에 필수적인 넓은 화물공간까지 갖추었다. 이쯤 되면 정말 전천후 자동차라 할 수 있겠다.

승용차에 4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한 선구자로 4륜구동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아우디임에도, 그동안 단 한대의 SUV도 만들지 않았었다. 하지만 시장에서 SUV의 인기가 날로 높아져만 가는 지금, 아우디는 SUV를 끝내 만들지 않을 것인가?

아우디는 이 문제에 의외의 답을 내 놓았다. 아우디의 강력한 무기인 콰트로 시스템과 스테이션 왜건에 보다 강한 험로 주파성을 더해 올로드 콰트로를 선보인 것이다. 한 때 국내 자동차 CF를 통해 유행했던 ‘길이어도 좋다, 아니어도 좋다.’라는 카피가 생각나게 하는 이름의 올로드 콰트로는 2000년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서 데뷔했다.

이 후 같은 집안인 폭스바겐과 포르쉐가 함께 SUV를 개발했지만 아우디는 여기에 동참하지 않았다. 오히려 올로드 콰트로보다 크로스오버 개념이 더 강한 컨셉트카 ‘슈테펜볼프’를 선보이면서 정통 SUV보다는 크로스오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고집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 고집이 아름다워 보인다. 아울러 올로드 콰트로보다 작은 차체에 보다 다양한 컨셉이 접목된 컨셉트카 슈테펜볼프가 양산차로 다가오기를 기대해 본다.

올로드 콰트로는 지난 여름 국내 데뷔와 함께 시승기를 통해 소개한 바 있지만 리뷰 코너를 통해 다시 만나게 되었다. 특히 겨울 내내 온 산이 눈에 덮여 있을 뿐 아니라 도로마저도 빙판길에 가까운 상태가 재현되는 강원도 평창길에 동행한 올로드 콰트로는 유감없이 그 진가를 발휘했다. 마침 많은 눈이 내린 진부 시내도로는 온통 얼음길이었으며, 제설 작업이 이루어진 지방도로도 바람에 날리는 눈이 곳곳에 쌓여 있다. 코너를 돌아 나갈 때 어디에서 빙판길이 등장할 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스티어링 휠을 잡은 어깨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지만 정작 올로드 콰트로는 전혀 긴장하지 않고 네바퀴 굴림을 즐기듯 도로를 달려 주었다.

또한 20~30 Cm에 가까운 많은 눈이 쌓여 차들이 들어가지 못하는 길 조차도 에어 서스펜션으로 차고를 높인 올로드 콰트로는 쌓인 눈을 헤치고 길을 찾아 나아갔다. 순간 순간 터져 나오는 탄성을 억제하기 힘들 정도로 운전자에게 큰 힘이 되어 주었다. 이 정도라면 아우디의 고집처럼 굳이 키가 큰 SUV가 필요있을까? SUV가 줄 수 없는 탁월한 온로드 주행성능을 감안하면 올로드 콰트로가 SUV에 대한 강력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잘 보여 주는 시간이었다.

설국으로의 여행을 마치고 고속도로를 통해 서울로 돌아오는 동안에는 왜건 바디에 1.8톤이라는 거구를 잊게 하는 강력한 주행성능을 즐길 수가 있었다. 차체에 비해 2.7리터 엔진이 그리 여유있는 배기량이 아니지만 트윈 터보의 도움으로 뿜어져 나오는 250마력의 출력과 35.7Kg.m의 토크는 차의 모양만 보고 우습게 여기는 그 어떤 차들도 코를 납작하게 해 줄 수 있다.

특히 트랜스미션과의 매칭이 우수해 변속충격을 느낄 수 없을 뿐 아니라 급가속이나 급제동등 어떠한 상황에서도 트랜스미션은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정확히, 그리고 빠르게 찾아들어간다. 스티어링 휠에 달린 변속 버튼을 이용하면 휠씬 재미있는 달리기가 가능하다.

굳이 일품요리를 고집하지 않고, 짬짜장이나 퓨전 요리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올로드 콰트로는 멋진 연애의 대상이 될 수 있겠다. 하지만 꿈과 같은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서는 서두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대가가 필요하다. 같은 급의 승용차에 비해 높은 차 가격과 4륜 구동, 터보엔진, 무거운 중량등에서 짐작할 수 있을 낮은 연비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이 과연 비싼 대가일지는 오너가 될 사람의 판단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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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건 2003-10-24 (금) 00:00 15년전
비교가 되곤 하던 볼보 크로스컨트리보다 올로드가 좀더 개성이 뚜렷하다고 할까요? 글 잘 읽었습니다. 아우디도 결국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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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욱 2003-10-25 (토) 00:00 15년전
정말 좋아 하는 차종 입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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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용 2003-10-27 (월) 00:00 15년전
어제 강남 뱅뱅 사거리하고 양재동에서 2번이나 봤습니다. 임펙트가 꽤 있구나 감탄했었는데.. 오늘 시승기로 보게되네요.. 유행이지만 전복가능성이 높은 SUV보다 안전성을 배려해 크로스오버로 치중하는 아우디의 철학이 되새겨집니다. 아우디는 타는 사람을 생각하는 차라고 생각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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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욱 2003-10-31 (금) 00:00 15년전
이거 디젤버전 수입한다던데 반응이 좋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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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헌 2003-10-31 (금) 00:00 15년전
솔직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오프로드보다 온로드 주행을 더 많이 한다.  그렇다면 필요이상의 지상고와 오프로딩 능력을 가진 SUV 보다는 적절한 오프로딩 기능을 갖춘 아우디의 All road quattro가 더욱 실용적으로 다가온다.  앞으로 온로딩에 촛점을 맞추며 오프로딩도 가능케하는 크로스오버 SUV, Minivan, Station wagon등이 시장을 이끌어 나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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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수 2003-11-02 (일) 00:00 15년전
파이크스 피크도 크로스 오번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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