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지 바이퍼 SRT-10

Dr. C 2005-05-24 (화) 07:46 13년전 8777










2005년 5월 California Laguna Seca Raceway의 Skipbarber driving school에서 Dodge Viper SRT-10을 시승하였습니다.

바이퍼는 수퍼카이면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힘만 센 머슬카로 좋지 않은 인상을 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처음에 트럭용으로 개발된 8리터 엔진을 쓴다는 점만으로도 덮어 놓고 엔진만 큰 고출력 스포츠카라는 결론에 이르게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수퍼카 대열에 끼면서도 0.4라는 공기저항 계수는 설계의 완성도에 대한 의문을 품게도 합니다. 요즘 나오는 스포츠 세단만 하여도 0.29 내지는 0.3초반의 공기 저항 계수를 가지니, 과연 바이퍼 바디를 설계하면서 풍동실험을 했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합니다. (필자도 이런 선입견을 가지고 객관적인 평가를 하지 않던 부류였습니다.)

바이퍼는 전형적인 미국 스포츠카입니다. 대배기량의 머슬카는 유럽과 일본의 잘 다듬어진 스포츠카와는 달리 고출력과 약간은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바디가 특징입니다. 바이퍼가 등장한 것은 80년대 후반으로 그리 오래된 모델은 아닙니다. 지금 현재 판매되고 있는 모델은 3세대 바이퍼로 불리고 있으며 컨버터블 사양입니다. 2006년에 쿠페 모델이 등장할 예정입니다. 바이퍼는 보다 대중적인 머슬카인 머스탱등과 비교해 보았을 때, 상당히 날렵한 바디라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인 수치인 공기 저항 계수를 봤을 때, 이 날렵해 보이는 스타일이 그렇게 효과적이진 않은 것 같습니다.

바이퍼의 디자인은 상당히 긴 노즈와 엔진룸으로 고전적이면서도 상당히 세련되어 보입니다. 그리고 3세대 바이퍼에 새롭게 적용된 프로트 그릴은 닷지의 공통된 이미지를 담고 있습니다. 엔진룸을 열면 8리터 V10 엔진의 엄청난 크기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됩니다. 요즘 일본 스포츠 카들이 프론트 미드쉽이라는 구조를 많이 채택하고 있습니다. 작게 만든 엔진을 프론트 액슬 뒤에 얹어서 차체도 낮게 만들고, 무게중심을 낮게 하며, 그리고 무게 배분을 50:50에 가깝도록 하고 있습니다. 분명 바이퍼의 엔진룸도 프론트 미드쉽 구조에 가깝다고 할 만한데, 동기가 완전히 틀립니다. 바이퍼의 대형 엔진을 얹기 위해서는 프론트 액슬 뒤쪽에 놓을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전혀 다른 이유에서 만들어진 구조를 보면서 실소가 나왔습니다.

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아 보았습니다. 앞 좌석 뒤로 배기구가 있어서 내리고 탈 때, 화상에 주의해야 합니다. 비록 배기구는 운전석 뒤에 있지만, 운전석 옆 아래로 배기관이 지나가기 때문에 상당한 열이 올라옵니다. 시승한 모델은 수동 조절 버킷 시트였습니다. 가죽으로 된 버킷 시트는 상당히 고급스러운 느낌이었으며, 적당한 쿠션이었습니다. 버킷 시트는 운전자의 엉덩이와 허리를 고정시켜 주었으며 1.09G에 달하는 바이퍼의 횡가속력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게 해줄 것 같았습니다. 스티어링 휠은 수퍼카 답게 작은 구경의 3포크 휠이었습니다. 스티어링 휠은 약간은 무거운 느낌이 들었으나, 주행시에는 신뢰감을 주는, 균형이 잘 맞추어진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페달은 클러치, 브레이크, 그리고 액셀레이터가 전동으로 위치 조절이 되었습니다. 스티어링 휠 아래에 있는 버튼으로 앞, 뒤로 위치 조절이 되어서 운전자 신체 조건에 맞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는 스티어링 휠과 상체의 간격, 즉 팔과 함께, 페달과 허리까지의 간격, 다리도 자신이 원하는 위치를 찾을 수 있게 합니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의 조절만으로는 팔과 다리 모두 최적의 간격으로 맞출 수 없는데, 운전자의 즐거움을 배려한 디자인입니다.

바이퍼의 500마력이라는 최대 출력도 대단하지만, 72.6kgm의 토크는 가히 폭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포르쉐 카레라 GT의 최대 토크가 60.2kgm, 엔초 페라리가 67.1kgm, F1 맥라렌이 66.2kgm인 점을 보면 바이퍼의 토크가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엔진 사운드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신 더 날카로운 소리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대형 엔진의 묵직한 사운드는 기대와 같았지만, 고회전에서 나오는 날카로운 소리는 묵직한 소리와 섞여서 필자를 흥분시켰습니다.

필자는 드라이빙 스쿨의 한 세션으로 바이퍼를 시승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트랙을 도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고속주행을 경험할 기회는 없었고, 풀 액셀과 풀 브레이크 그리고 코너에서의 한계 주행을 주로 하였습니다. 한가지 이번 시승의 특징은 통제하의 트랙에서 주행하였기 때문에, 사고에 대한 걱정 없이 시승차를 마음컷 테스트할 수 있었으며, 고의적인 스핀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또한 동승한 현직 레이서인 강사들의 조언은 바이퍼의 성능을 최대로 끌어낼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습니다. (비록 필자의 운전실력의 한계가 먼저 드러났다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일단 바이퍼로 이미 익숙한 트랙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출발은 조신히 하였습니다. 저속에서도 높은 토크를 내는 바이퍼의 엔진은 출발부터 뒷 타이어의 슬립을 만들기에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강사는 코너링 중에 액셀 페달을 밟지 않도록 주문하였습니다. 바이퍼는 345/30의 정말 넓은 타이어를 뒷바퀴에 신고 있지만 코너링 중의 액셀 조작은 바로 스핀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강사의 주문대로 트랙을 한바퀴 돌고 나서 서서히 페이스를 높혀 갔습니다. 일단 최대한 Apex point를 밟으면서 직선 구간을 최대한 만들었습니다.

최장 직선 구간에서 풀 스로틀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바이퍼는 상당히 넓은 액셀 조작 폭을 가지고 있어서, 단번에 풀 스로틀을 조작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풀 스로틀을 시도하는 순간, 폭발적인 엔진의 반응은 의도와는 달리 60%정도의 스로틀 조작에 그치게 하였습니다. 놀라운 가속력은 단번에 필자의 허리를 밀어 부쳤으며 더이상 발을 뻗지도 못한채 브레이킹 포인트로 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대구경 디스크 브레이크는 상당히 효율적이어서 ABS 작동 없이도 앞 타이어는 울어댔습니다 (그 당시 미처 확인하지 못하였지만, 지금 생각하여 보니 ABS는 트랙주행에서 꺼져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바이퍼의 무게는 예상보다 가벼워서 코너링 성능은 예상보다 뛰어났습니다. 코너링 중에 타이어의 슬립 사운드를 체크하는 것 만으로도 언더도 오버스티어링도 아닌 코너링을 쉽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물론 코너링 중에 액셀 조작은 최대한 자제했기 때문에 더욱 쉬웠습니다.

트랙을 3~4바퀴 더 돈 다음에 오버 페이스로 바이퍼를 몰았습니다. 코너진입속도를 높이고 브레이킹 포인트를 조금더 늦게 잡으면서 바이퍼는 쉽게 오버 스티어링 상태로 넘어갔습니다. 오버스티어링 상태에서 바이퍼는 쉽게 회복하였습니다. 덕분에 트랙을 벗어나지 않고 오버 페이스로 주행가능하였습니다. 운전자의 주문을 상당히 투명하게 받아들이는 느낌이었습니다. 또한 언더 스티어링 역시 엑셀을 풀어주는 것만으로도 쉽게 회복되었습니다.

오버페이스로 트랙을 2바퀴 돌면서 균형을 잃고 크게 오버스티어링 상태로 접어들었습니다. 배운대로 카운터스티어링으로 회복해보려 하였지만, 균형을 많이 잃어버린터라 크게 스핀하였습니다. 나중에 다시 고의로 스핀을 시도해보았지만, 주행중의 균형이 무너져 이어진 스핀 만큼 크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역시 고성능의 차량은 운전자의 잘못된 조작을 그대로 반영하기에 그만큼 수준높은 운전 실력을 요구하였습니다. 트랙을 반복해서 돌다보니 집중력이 떨어졌습니다. 휴식 후 강사가 필자를 태운채로 드리프트 주행 데모를 하였는데, 정말 대단한 경험이었습니다. 포뮬라 팀에 들어가기 위해서 스폰서를 찾고 있다는 강사의 운전실력은 경이적이었습니다. 바이퍼로 계속된 드리프트 주행을 하면서도 편안하게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는 모습은 이니셜 D의 탁미를 연상케 하였습니다.

필자는 바이퍼 시승을 마치고 그동안의 선입견이 얼마나 잘못 된 것이었는 지를 알았습니다. 바이퍼는 단순히 대배기량의 머슬카가 아니었습니다. 물론 대배기량 엔진에서 뿜어나오는 엄청난 토크 만으로도 대단한 차였지만, 코너링 성능과 차의 균형 역시 수퍼카로서 손색이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비슷한 가속 성능의 유럽의 수퍼카와 비교했을 때, 코너링 성능이 떨이진다는 객관적인 평가가 있지만 그것이 바이퍼의 코너링 성능이 떨어지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비교대상이 되는 스포츠카들의 코너링 성능이 가히 예술에 가깝다고 해야 겠지요. 필자는 아직도 바이퍼의 무시무시한 가속력이 생생합니다. 바이퍼의 시승은 기억에 오래 남을 경험이었습니다.

(글: Dr.C 이메일: choiinseok(at)gmail(dot)com)

제원
Dodge Viper SRT-10: 전체길이x전폭x전고= 4046x1910x1209 /축간거리= 2509 /차중= 1536 /구동방식= FR /엔진= V10 8277cc, 500hp @ 5600 rpm, 72.6kgm @ 4200 rpm Redline 6000rpm /하중분배 = 48:52 (frond:rear) /브레이크,타이어 ABS, 275/35 ZR18, 345/30 ZR19

/0->100= <4.0 /최대속도 306(km) /공기저항계수 0.4 /연비 5.1/8.9 (km/l) /차량가격(MSRP) $81,090.00

서동일 2005-05-24 (화) 09:59 13년전
시승기 정말 잘 읽어보았습니다.
저 역시 필자님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 중에 하나였습니다. 값에 비해 성능에 떨어지는 수퍼카라고...
덩치와 파워에 비해 기타 수퍼카로서 갖추어야할 코너링 등의 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닌 모양이네요.
저도 기회가 되면 한 번 타보고 싶은 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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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레이 2005-05-24 (화) 10:39 13년전
시승기 잘봤습니다^^
바이퍼도 멋진차지만 진정한 아메리칸 스포츠는 콜벳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능,스타일링,역사 삼박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무지몽매한 사람들은 그져 머슬카라고 하면 직선만 잘나가는 차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큰 오산이지요..참고로 콜벳 스키드패트에서 1.2횡G를 냅니다..게다가 독일 뉴르서킷에서 400마력짜리 순정콜벳c6이 포르쉐gt3와 동일한 랩타임을 세웠었죠..재밌는 결과 아닙니까 독일최고의 코너링 머쉰이라 불리우는 차와 미국최고의 직선만 잘달리는걸로 알려진 차가 비슷한 결과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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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2005-05-24 (화) 13:33 13년전
전문가 수준의 좋은 글이네요. 사진 더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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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 2005-05-25 (수) 16:24 13년전
카레라gt도 공기저항계수가 0.39입니다
c6 콜벳도 무시무시한 토크가 한몫하는 차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포츠카는 코너라고 하는데요
그건 트랙에서나 일반도로에서나 직선코스가 있다는걸
간과하는것입니다
코너에서 빨라도 다시 직선에서 밀리면 결과적으로 이길수 없습니다
그래서 c6 콜벳이 강한 직선실력으로 자신보다 코너가 빠른차들을
이길수 있는겁니다
c6과 997 까레라s 혹은 996 gt3 같은 경우는
포르쉐차들이 코너가 강하더라도 트랙에 따라 결과가
다른겁니다
그리고 뉴르서킷의 gt3의 기록은 너무나 많아서 어느것과 비교했는지는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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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페오 2005-05-27 (금) 18:25 13년전
그의 책만 읽고 동경(?)해오던 스킵 바버(이름이니 띄어쓰는게 맞겠죠) 스쿨을 다녀오셨군요. ^^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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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택진 2005-05-31 (화) 13:23 13년전
Car & Driver지였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C6과 포르쉐997을 비교평가한 자료를 보니 직선로에서는 코벳이 빨랐고 코너에서는 997이 빨랐습니다. 최종적으로는 C6가 조금 더 빨랐지만 트랙에 따라 결과는 또 달라지겠죠. 그리고 빠르기도 빠르기지만 feeling의 측면에서 운전자에게 전해지는 감각이 어떠한가는 또다른 이야기입니다. 포르쉐는 그런 부분 -인마일체감(人馬一體感)- 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죠.

...어차피 타보지도 못한 차들이니 타보기 전까지야 그냥 눈요기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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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라GT 2005-06-04 (토) 17:26 13년전
글세요 무조건 공기저항계수가 높다고 좋은거 아닌걸루 암니다.
엔쵸나 카레라GT같은경우는 고속에서의 다운포스때문에 공기저항 계수가
필연적으로 높아질수 밖에 없었다고 하더군요^^; 고속주행시 다운포스가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지요 그래서 일부 수퍼카 골수매니아 들은
코닉세크가 아무리 최고속돌파 어쩌구 저쩌구 해두 수퍼가로 인정을 않해
준다지요 아마^^;(200KM이상에서 다운포스가 엔쵸의반에도 못미치는 결과가
나왔다니) 고속주행능력에서  다운포스 상당히 중요한요소 중에 하나지요 그만큼 바이퍼가 정점두 많이만 아직까정 정통 수퍼가 대열이 오를려면 먼가 2%부족하다는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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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조 2005-06-06 (월) 13:12 13년전
토크 수는 장난이 아니군요. 바이퍼, 다시 봐야될 만한 차 입니다. 그러나 전 디자인에 흥미를 갔는 사람이라... 일딴 외관은 페라리, 포르쉐에 딸린다고 봅니다. 헤드렘프, 테일렘프 둘다 좀 맘에 안 들더군요.. 흠.. 뭐라할까 좀 너무 심플하죠.. 그러나 내관은 심플하면서도 인상적입니다. 이게 전 미국 스포츠카의 매력이라고 봅니다. 미국의 크로스파이어, 콜벳, 바이퍼 이 전 차종은 센터페이아에 장착된게, cd 플레이어 하고 에어콘트롤 뿐 입니다 그다음은 질주!! 얼마나 멋있는지... 전 유럽에서 사는데요 유럽차 내관들은 너무 버튼이 많더군요, 벤츠 SLR, SL500 SLK... <- 예를 들면... 이런 차들에 왜 AV 가 필요합니까? 그리고 왜 오토 에어콘이 필요하구요... 너무 모르면서 적었나 봅니다. 그리고 시승기 멋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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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ㄷ 2005-07-22 (금) 20:00 13년전
바이퍼 토크 처음 봤을때 굉장하다 그랬는데.. 투아레그 디젤이 이거 뛰어넘고 결국 SL 65 AMG 나와서.. 바이퍼 토크도 장난이 되버렸으니..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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